웨이브·티빙 등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요금이 내달부터 2000원가량 오른다.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 이용자가 대상이다. 구글이 다음 달부터 새로운 앱 장터 수수료 정책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OTT도 요금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소비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국내 OTT ‘웨이브’ CI. /웨이브

국산 OTT 중 이용자가 가장 많은 웨이브는 다음 달 초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월 구독권 가격을 인상한다고 23일 공지했다. 기본(베이직) 요금은 기존 7900원에서 9300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은 1만3900원에서 1만6500원으로 오른다. 또 다른 OTT 서비스인 티빙도 안드로이드 고객을 대상으로 가격을 올린다고 공지했다. 7900원~1만3900원 선인 이용권 가격이 내달부터 9000원~1만6000원으로 인상된다.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도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시즌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안드로이드 앱에서 제공하는 상품 가격이 변경될 수 있으며 세부 내용은 상반기 중 추가로 알리겠다”고 했다. 왓챠는 요금 인상을 따로 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티빙

이번 구독료 인상은 구글이 내달 1일부터 OTT 구독 상품 결제에 적용하는 결제 수수료 폭인 15%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구글은 그동안 앱 장터를 통해 앱 개발사들이 무료로 등록·유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 앱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최대 30% 수수료를 자신의 몫으로 챙겨왔다. 앱 개발사들은 이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앱에서 외부 홈페이지나 별도 결제 앱으로 넘어가 결제하는 아웃링크 방식을 써왔다. 하지만 구글이 4월부터는 OTT 수수료는 15% 낮추되 이런 우회로를 차단하기로 한 것이다. 애플의 경우 구글과 달리 애초 아웃링크 결제를 허용하지 않아 같은 상품이라도 앱 장터 수수료만큼 가격이 더 붙었다.

기존 가격대로 OTT 상품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구글 앱 장터에서 다운받은 앱 대신 웨이브·티빙 같은 OTT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결제하면 기존 요금 그대로 결제할 수 있다. 이번 요금 인상이 구글 수수료 때문인만큼 구글을 통하지 않으면 요금을 더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