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3일 오전 '리인벤트 데이'란 이름의 온라인 소통 행사에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우리 회사는 엉덩이가 큰 공룡처럼 앉아있다.’ ‘일주일 내내 회의용 보고서만 만든 적이 있다.’

LG전자가 2월 초부터 국내외 임직원 3000명을 대상으로 회사 조직 문화 등을 물은 설문 조사의 일부 내용이다. LG전자 직원들은 조직의 실행력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런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3일 오전 10시부터 화상회의 방식으로 임직원 약 3만명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올 초 취임한 조 사장이 직원과 실시간으로 소통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예정된 행사 시간은 1시간이었는데 질문이 많아 1시간 30분 동안 진행했다”고 했다.

이날 조 사장은 조직 문화 혁신을 강조하며 “LG전자는 긴 전통을 가진 회사라 안 해본 방식,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라며 “그러다 보니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할 때 ‘그거 해봤는데 안 됐던 거야, 그게 되겠어?’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이제는 ‘한번 해보자’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조직 문화 변화가 가능할 것인지를 묻는 말엔 “큰 배가 움직이는 것과 같아서 단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지만, 3년 내에는 변화가 완전히 정착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신사업 육성에 대해서는 “(LG전자의 식물 재배기인) 틔운 같은 제품들을 사내법인(CIC)에서 만든 다음 소신을 갖고 일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이날 전 직원에게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한 11가지 ‘리인벤트(재창조) LG전자’ 가이드도 공개했다. 가이드에는 ‘생각 위에 직급을 올려놓지 말자’, ‘보고의 군살은 빼고 행동의 근육을 키우자’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