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호출 플랫폼 타다는 최근 7~9인승 대형택시 ‘타다 넥스트’ 드라이버를 모집하며 최대 6000만원 상당의 혜택을 내걸었다. 3년간 3600만원 무(無)이자 대출과 최대 1000만원의 홍보비에다 연말까지 운행 건당 10%에 해당하는 수수료 면제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단, 이 같은 혜택은 무(無)사고에 경력 5년 이상인 서울 개인택시 면허 보유자 100명에 한해서만 주어진다. 극심한 택시 기사 부족난 속에 베스트 드라이버를 확보하기 위해 파격적인 유인책을 내놓은 것이다.

고객과 서비스 노동자를 중개해주는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최근 숙련 인력을 확보하고 이들을 안정적으로 붙잡아두기 위해 각종 우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 위주의 플랫폼 노동 시장은 가능한 한 많은 초단기 근로자를 모집해 고객에게 신속하게 연결만 해주는 식이었지만, 문턱을 높이는 대신 각종 인센티브와 교육·컨설팅을 통해 인력과 서비스 질을 높여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모델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면접 보고 교육까지

홈 클리닝 서비스앱 청소연구소를 운영하는 생활연구소는 흔히 ‘여사님’ ‘이모님’이라 불리는 가사도우미들을 ‘청소매니저’로 칭한다. 누구든 원하면 바로 앱에 등록해 도우미로 활동할 수 있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지원자 신분을 확인하고 면접까지 본다. 합격자에겐 냉장고 청소법, 세탁물 개기 등 5시간 업무 교육도 제공한다. 이처럼 문턱을 높인 대신 업무 중 물건을 손상시킨 경우에 대비한 배상 보험을 들어주고 명절 선물과 배우자·직계가족의 조의금을 챙겨준다. 전월 130시간 이상 일한 청소매니저에겐 월 10만원의 현금 보너스도 준다. 생활연구소 관계자는 “대개 여러 플랫폼에 등록해 일을 다니는 가사도우미들을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혜택을 늘리자 청소매니저들이 자매나 사돈, 친구에게도 일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은 지난 3월부터 창업을 원하는 청년공인중개사 대상 ‘청년중개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생 중개사들에겐 첫 2개월 훈련 기간 400만원의 교육 장려금을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비대면 중개시장 진출을 선언한 직방이 핵심 중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고성과자에겐 보너스

단기 근로가 특성인 플랫폼 근로자들이 일을 더 많이, 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스타트업들도 늘고 있다. 개별 근로자에게 업무 컨설팅을 해주고, 고성과자에겐 보너스로 보상하는 방식이다. 인테리어 스타트업 하우스텝은 도배·장판·마루·필름 분야 시공자들, 이른바 ‘반장’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활동한다. 고객 평점·하자율 등을 토대로 우수 반장 4명을 분기별로 뽑아 25만원씩 상금을 준다. 이들에겐 일감도 우선 배치한다. 회사는 파트너 관리팀이란 조직을 두고 매달 문제가 있었던 시공 현장과 이를 해결했던 방법 등을 파트너에게 뉴스레터로 보내 공유한다. 타다의 경우도 드라이버가 원하면 고객 평점, 후기 등을 기반으로 드라이버 개인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준다.

플랫폼들의 이런 행보에는 숙련 근로자를 확보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이 수익 증대로 연결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서비스 공급 측면에서도 3D 직종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각종 보상책으로 인력을 붙잡아 두는 효과도 노린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근로자에 대한 투자가 당장은 부담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이탈을 막고,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