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동안 급성장한 배달앱 시장이 엔데믹(풍토병)과 거리두기 해제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외부활동 증가와 배달비 부담으로 인한 소비자 반발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음식 문화의 거리 식당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분주한 모습./뉴시스

4일 앱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3209만2451명을 기록했다. 지난 4월 3321만6220명 대비 약 3.5% 정도 줄어든 수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 해제되기 전인 3월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더 커진다. 지난 3월 배달앱 3사의 월간이용자수 합계는 3532만명으로, 두 달간 10%가량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앱 별로 살펴보면,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 월간 이용자수는 1993만8717명이다. 지난해 5월 이후 계속 월 이용자 2000만명 이상을 유지하다가 1년만에 다시 2000만명 이하로 내려왔다. 지난해 12월 월 이용자가 905만명까지 증가했던 요기요도 지난달에는 765만명까지 감소했다. 쿠팡이츠도 지난 4월 506만명에서 지난달 450만명으로 월간 이용자 수가 줄었다.

서울의 한 거리에서 오토바이가 주문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연합뉴스

배달앱 이용자가 줄어든 것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이용자들이 밖에 나가 외식을 하는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식당과 주점 업종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영업시간과 모임 인원 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된 4월 18일~30일 오프라인 위주 식당이 거둔 매출은 거리두기 해제 전(1~20일)보다 27%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배달 중심 식당 매출은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통계를 봐도 4월 배달 등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2조8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33억원(5.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최소 증가액이다.

한편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오른 배달비가 소비자들의 배달 주문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1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배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서울시민의 52.3%가 배달음식과 배달비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10명 중 3명은 최근 배달비 인상으로 배달서비스 이용 빈도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배달앱 업체들은 최근 감소세를 계절적 비수기로 보고 있다. 보통 날씨가 풀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봄과 초여름은 항상 배달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