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주최하는 연례 최대 할인 행사 ‘프라임 데이’가 이달 12~13일 열린다. 아마존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각종 상품을 특가로 파는 이 행사는 지난해엔 최대 120억달러(약 15조5400억원)에 달하는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행사를 앞둔 아마존의 표정이 어둡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작년 수준의 매출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마존은 프라임 데이를 올해 4분기에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아마존이 대형 할인 행사를 일 년에 두 번 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미국 뉴욕의 아마존 물류센터. /AP 연합뉴스

이커머스 최강자 아마존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 재택 특수가 사라지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이 타격을 입은 데다,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공포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아마존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 아마존의 매출 증가율은 7.3%로 2001년 이후 가장 낮았고, 영업이익(37억 달러)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 감소했다.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유료 회원 증가세도 멈췄다. 미 시장 조사 기업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에 따르면,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 프라임의 연간·월간 이용료를 내는 회원 수는 지난 6월 말 1억7200만명으로 연초와 변동이 없었다. 배송료 할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프라임을 통해 아마존은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회원 이탈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왔다. 하지만 지난 2월 아마존이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멤버십 이용료를 연간 기준 20달러 인상하자 소비자들이 신규 가입을 꺼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지난 6일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십 혜택에 음식 배달 서비스를 추가했다. 온라인 음식 주문 플랫폼 그럽허브의 주식 2%를 인수해, 프라임 회원들이 앞으로 1년간 그럽허브를 배달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음식 배달 카드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아마존은 최근 물류센터 확충을 중단하는 등 수익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며 “아마존을 모델로 삼는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