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뉴스1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창업했고, 작년 CEO 자리에서 물러난 잭 도시가 트위터를 설립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각) 잭 도시는 트위터에서 한 사용자의 질문을 받았다. 사용자는 “당신이 트위터를 통해 의도한 것은 무엇이었나. 지금 트위터는 왼쪽으로 경도된 것 같다”고 물었다. 이에 잭 도시는 “가장 큰 문제이자 나의 가장 큰 후회는 트위터가 회사가 됐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트위터 사용자가, “그럼 트위터가 어떤 형태였어야 하는가? 정부 소유나 NGO였어도 한계가 많았을 것”이라고 묻자, 그는 “프로토콜 형태였어야 한다. 트위터는 정부나 회사 소유가 돼서는 안된다. 이 생각이 날이 갈수록 분명해진다”고 했다.

프로토콜이란 데이터를 주고 받을 때 사용하는 일종의 통신 규칙이다. 잭 도시 말대로 트위터가 프로토콜이었다면, 트위터는 현재처럼 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가 게시물을 관리하고 검열하는 것이 아닌, 개방형 구조가 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예컨대 이메일처럼 사용자들이 직접 서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서비스의 기반이 됐을 것이다.

앞서 잭 도시는 트위터가 증시에 상장되지 않고 좀 더 자유로운 형태가 됐어야 했다며 후회한 적이 있다. 트위터가 정치권과 투자자들의 입김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잭 도시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찬성했다. 당시 그는 “트위터는 공익을 위해야 한다”며 “일론은 내가 믿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도 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25일(현지시각) 한 트위터 사용자의 질문을 받고 자신의 트위터에 "가장 큰 문제이자, 가장 큰 후회는 트위터가 회사가 된 것"이라고 썼다. /트위터 캡처

◇위기의 트위터

실리콘밸리에선 잭 도시의 트위터 설립 후회 발언이 최근 최악의 위기를 맞는 트위터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최근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트위터 매각 관련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는 올 초 440억달러(약 59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을 추진했다가, 트위터 측이 제공한 가짜 계정 현황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계약을 파기했다. 트위터는 ‘당초 약속대로 회사를 인수하라’며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0월 재판이 시작된다.

지난 23일(현지시각)엔 트위터가 사이버 보안에 취약하고 이를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며,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트위터 전 보안책임자인 피터 자트코는 “트위터가 규제 당국에 ‘해커와 스팸 계정에 대해 강력한 보안 대책을 갖고 있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이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고발했다. 그는 또 “트위터 임원들이 트위터 내 가짜 계정의 규모를 완전히 파악할 능력도 의욕도 없다”며 “트위터는 매출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 정권의 검열 시도에 눈을 감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라그 아그라왈 현 트위터 CEO(최고경영자)가 “부정확한 내용으로 가득 찬 잘못된 이야기”라고 반박했지만, 피터 자트코가 ‘머지(Mudge)’라고 불리며 사이버 보안 업계에서 전설적 인물로 통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고발이 신빙성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미 정치권에서도 트위터가 중국과 러시아에 협조하며 미국의 안보를 해쳤는지에 대해 조사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 /AFP 연합뉴스

◇가라앉는 매출, 떠나는 직원들

트위터는 최근 광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올 2분기 트위터 매출은 1년 전보다 1.2% 감소한 11억7666만달러에 그쳤다. 실적이 악화하며 직원들에게 주는 인센티브도 줄어들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각) 트위터 최고재무책임자(CFO) 네드 시걸이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올해 보너스를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잇딴 내우외환에 직원들은 떠나고 있다. 트위터의 한 임원은 로이터에 “점점 더 많은 직원들이 이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현재 직원 이탈율은 18.3%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작년 4월 전엔 14~16% 사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