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에 가상화폐 시장이 가장 먼저, 가장 민감 반응하면서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폰지 사기’ 비판을 받는 가상화폐 루나 폭락 사태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데다, 보유 중이던 가상화폐 가격까지 폭락하는 겹 악재를 맞은 것이다.

지난 29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2분기 34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75% 감소한 3582억원, 영업이익은 79% 감소한 2782억원에 그쳤다. 거래량 급감에 업비트가 보유한 가상화폐 평가액이 폭락하면서 3725억원 손실이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두나무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자산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출·영업이익이 감소했고,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 시세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커졌다”고 밝혔다.

빗썸도 상반기 매출이 2050억원으로 작년보다 66.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320억원에서 1230억원으로 77%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4441억원에서 75억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2조2327억원에 달하던 빗썸의 회원예치금은 6370억원가량 빠져나가며 1조5951억원으로 줄었다.

코인원 역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코인원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코인원의 올 상반기 매출은 224억원, 당기순이익은 1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분의 1토막 났고, 당기순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 사태 때 큰 이익을 냈던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최근 손실을 만회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NFT(대체 불가능토큰)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NFT는 가상화폐와 연계돼 있으면서도, 아이돌·영화·게임 등 다양한 IP(지식재산권)와 연계해 이용자 저변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BTS 소속사 하이브와 지난 상반기 설립한 자회사 ‘레벨스’를 통해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하이브 소속 가수들의 NFT를 발행해 새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빗썸도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드림어스컴퍼니 같은 대기업 계열사들과 손잡고 NFT 거래소 ‘네모마켓’을 최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