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 메타가 위기에 빠졌다.

메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 나스닥에서 146.29달러(약 20만3300원)로 장을 마감해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16일(146.01달러)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메타 주가는 이번 주에만 14% 하락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61% 넘게 폭락했다. 지난해 말 1조달러(약 1393조원)가 넘었던 시가총액도 현재는 그 절반도 안 되는 3931억달러로 줄었고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에 이어 미국 5위였던 시가총액 랭킹도 현재 10위까지 떨어졌다.

메타의 추락은 거시 경제 같은 외부 요인보단 내부 성장 동력 부족이 더 크게 작용했다. 중국 틱톡 같은 신생 소셜미디어에 젊은 이용자를 뺏기고 있는 데다가 주수입인 광고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사들에 점유율을 잃고 있다. 반면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메타버스나 암호 화폐 같은 신사업 분야에선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질 못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界에 강력한 경쟁자 등장

메타는 지난 2분기 매출은 288억2200만 달러, 순이익 66억8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1%, 36% 감소한 수치다. 특히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2분기보다 하락한 260억달러에서 285억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메타를 덮친 매출 감소 쇼크는 최대 캐시카우였던 온라인 광고시장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메타는 고객이 흥미를 가질 만한 상품을 알아서 골라 보여주는 맞춤형 광고를 바탕으로 매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애플이 지난해부터 사용자 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하면서 이용자 데이터 수집이 까다로워지자 맞춤형 광고 효과가 줄어들었다. 매출의 9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던 페이스북도 타격을 입었다.

경쟁 빅테크 업체들은 메타의 맞춤형 광고가 주춤한 틈을 파고들고 있다. 아마존은 약 2억명의 이용자가 매일 축적하는 쇼핑 데이터를 내세워 광고 매출을 늘리고 있어 “5년 내에 아마존의 광고 매출이 메타를 뛰어넘을 것”(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애플도 온라인 광고 시장에 뛰어들어 아이폰 등 자사 기기의 기본 앱인 애플 뉴스·주식에 광고를 넣는 방식으로 연매출 40억달러를 올리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18억 개의 애플 기기는 거대한 광고 플랫폼이 되고 있다”면서 “애플은 자체 지도 앱에 광고를 도입하며 광고 사업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Z세대는 틱톡에 뺏기고 메타버스 성공은 멀었고

새로운 이용자가 더 이상 페이스북으로 유입되지 않는다는 점도 메타의 고민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페이스북 전 세계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29억3400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약 200만명 감소했다. 메타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일일 활성 사용자(DAU)가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10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25세 이하의 Z세대는 페이스북 대신 15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제공하는 소셜미디어 틱톡을 선호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은 미국 Z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지난해 12~17세 사용자 비율 63%를 기록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아이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틱톡의 이용자당 월평균 이용 시간은 23.6시간으로, 19.4시간을 기록한 페이스북보다 길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시도한 신사업들도 아직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메타는 2019년 6월 가상 화폐 디엠을 2020년 중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1월 이 사업을 정리했고 지난해 10월 암호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손을 잡고 시작한 전자지갑 노비의 시험 서비스도 지난 7월에 접었다. 미래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찍어 사명까지 ‘메타’로 바꿨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메타버스 개발을 위해 지난해 100억달러를 투자해 만든 리얼리티랩스는 2분기에 4억5200만달러에 불과한 매출을 기록했고, 이마저도 3분기에는 감소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메타는 메타버스처럼 성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목표에 회사의 미래를 걸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