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6일(현지시각) 미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에 세면대를 들고 출근하고 있다. /머스크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인수를 앞두고 26일(현지시각) 미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로 출근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화장실 세면대를 들고 트위터 본사에 들어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올렸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 본사에 들어가는 중-싱크를 안으로 들여보내줘(렛 댓 싱크 인·Let that sink in)’라고 글을 남겼다. 세면대는 영어로 싱크(sink)다. ‘렛 댓 싱크 인’은 “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타인의 마음 속에 침투해 이해받기를 바라는 것”을 의미하는 관용어다. “내가 불편하더라도 이제 트위터에 들어갈테니 이해를 바란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 프로필도 ‘치프 트위트(Chief Twit)’이라고 바꿨다. Twit은 ‘멍청이’를 뜻하는 단어다. 원문 그대로 ‘멍청이 보스’라는 뜻과 함께 트위터 수장이 됐다는 이중적 의미로 보인다.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 중이다. 오는 28일(현지시각)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과 트위터 인수를 위한 대출 계약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이날 직원들에게 머스크가 본사에서 예비 업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레슬리 벌랜드 트위터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머스크가 이번 주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복도를 걷고 중요한 업무에 몰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것은 머스크와 진행하게 될 많은 회의와 대화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법원이 트위터 인수 마감 시한으로 정한 오는 28일 트위터 직원들을 상대로 연설할 예정이다.

한편 트위터는 머스크 인수에 앞서 인력이 대규모 유출 중이다. 미국 기업 전문 싱크탱크 ‘펑크&핀스트라이프’가 링크드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3개월간 트위터 직원 530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 3개월 간 회사를 떠난 직원보다 60% 늘어난 것이다. 머스크가 올 1월 트위터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후 트위터 직원 총 11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 3개월 간 회사를 그만둔 직원 중 30%는 구글이나 메타 등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휘몰아칠 사업 개편과 구조조정을 미리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인력 전체의 75%인 55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