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의 모습. 이 데이터센터는 산자락의 자연풍을 활용해 뜨거워진 서버를 냉각시키는 방식으로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에너지 비용을 73.8% 절감할 수 있다. /네이버

흔히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게임, 웹사이트 등 각종 서비스를 위한 서버(대형 컴퓨터) 수만 대가 모여있다 보니 그 자체가 소비하는 전력도 엄청난 데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熱)을 낮추는 냉방 전력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142곳의 전력 사용량(4006GWh)이 강남구 전체 계약 호수(19만5000호)의 사용량과 맞먹을 정도다.

강원도 춘천시 구봉산 자락에 있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閣)’은 이런 통념을 깨는 곳이다. 지난 2013년 6월 문을 열면서 세계 데이터센터 최초로 친환경 건물 인증 최고 등급인 ‘리드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인증 평가 기관인 US GBC(미 그린빌딩위원회)에 따르면, 각 춘천은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연간 73.8%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곳은 입지 선정부터 설계,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에서 ‘에너지 효율화’를 우선순위에 뒀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춘천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11.1도로, 종전에 데이터센터가 집중돼 있었던 수도권보다 1~2도 낮다”며 “뜨거워진 서버를 냉각하는 데 드는 전력부터 5~10% 절감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서늘한 바람이 서버 열을 식힐 수 있도록 바람길을 고려해 건물을 V자로 배치하고, 버려지는 열은 도로의 열선(熱線) 등으로 보내 눈을 녹인다. 건물 옥상엔 나무와 풀을 심어 여름철엔 뜨거운 태양열을 막고, 겨울엔 내부 열을 지키도록 했다. 자연환경을 철저히 활용한 것이다.

건물 내부엔 3만여 센서를 촘촘히 배치해 내부 온도와 습도를 정밀 측정하고, 필요한 구간에 맞춤형 냉방을 하는 방식으로 전력 소비를 최소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력효율지수(PUE)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네이버는 세종시에 춘천의 6배 수준인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내년 상반기 완공 목표로 짓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규모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도 아시아 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