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대량 감원에 나서자 자동차, 금융 같은 전통 산업 분야 기업들이 정보 기술(IT)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빅테크에 IT 인재를 뺏긴 기업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미 블룸버그에 따르면, IT 인재 채용에 나선 대표적인 전통 산업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자동차와 금융이다. 인도 타타모터스가 소유한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 18일 차세대 전기차 개발·제작 인력 8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채용 대상은 자율 주행, 인공지능(AI), 전기, 머신러닝 부문이다. 미국, 중국, 영국, 아일랜드처럼 빅테크나 IT 인재들이 많은 국가 출신들이 주 타깃이다.

영국 금융회사 바클레이는 빅테크에서 해고된 IT 인력들이 핀테크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구인·구직 플랫폼에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며 “우리 회사의 기술 관련 일자리 수천 개를 메워주기를 바란다”는 구인 메시지를 올렸다. 빅테크에서 해고된 기술자들 수천 명을 채용하겠다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기술자 3000명을 채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IT 구인·구직 사이트 다이스에 따르면, 빅테크와 스타트업들은 올 상반기부터 감원에 나섰지만 디즈니, 뱅크오브아메리카, 딜로이트는 이 기간 디지털 기술 인력 채용을 늘렸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1일 “빅테크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이 여전히 기술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 14일 1만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고, 메타(페이스북)도 전 직원의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후 전체 직원의 50%에 해당하는 3700명의 정규직을 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