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경기 위축 우려에도 올해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온라인 전자상거래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자상거래가 보편화하면서 블랙프라이데이 때도 오프라인 매장 대신 집에서 온라인 쇼핑하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6일(현지 시각)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설루션인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인 25일 미국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작년보다 2.3% 증가한 91억2000만달러(약 12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블랙프라이데이 전자상거래 매출 최대 규모로, 90억달러를 넘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바로 주문하는 모바일 쇼핑이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3%에 달했다.

미국 시카고에서 한 여성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랙프라이데이는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로,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세일을 진행한다. 이불부터 IT 액세서리, TV, 냉장고, 자동차까지 다양한 제품을 정가보다 20~30% 할인해 판매한다. 애초 유통 업계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예년보다 낮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치솟은 물가 속에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에 몰리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고객 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올 블랙프라이데이 평균 할인율은 3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28%)보다 높고,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33%)에 육박한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추수감사절부터 블랙프라이데이를 거쳐 28일 사이버먼데이(전자상거래 할인 행사)까지 이어지는 5일간 미국인들의 전자상거래 매출은 총 348억달러(약 46조5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비베크 판드야 어도비 애널리틱스 수석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집에서 쇼핑하는 편리함에 매료된 것”이라고 했다.

브라질 삼성 매장 '북적' - 삼성전자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마련한 브라질 상파울루시 매장에 수많은 인파가 Neo QLED, 더프레임 등 TV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모여있다. /삼성전자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몰리면서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오프라인 매장은 예년보다 덜 붐볐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의 마셜 코언 수석산업고문은 “보통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매장 주차장 자리를 찾기가 어려운데 올해는 주차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했다. 로이터는 “온라인 쇼핑 비중이 커지면서 오전 이른 시간 오프라인 매장에 달려오는 ‘블랙프라이데이 오픈런’ 광경이 사라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