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 만 4년을 눈앞에 둔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초 발표한 ‘국내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10월 기준)에 따르면, 알뜰폰 LTE 가입자는 1125만명으로으로 한달 전(1103만명)보다도 22만명이 늘었다. 알뜰폰 LTE 가입자는 지난 5월 1010만명으로 1000만명대에 진입한 뒤에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국내 알뜰폰 LTE 가입자가 852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273만명, 32%의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알뜰폰의 이 같은 인기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LTE가 5G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설 뿐 아니라 아직 5G에 특화된 콘텐츠가 많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LTE 가입자 1년 새 32% 늘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5G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통신3사의 5G 가입자는 2685만명으로, 알뜰폰 LTE 가입자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가입자 증가세를 보면 알뜰폰 LTE는 증가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5G는 증가 폭이 갈수록 둔화되는 상황이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알뜰폰 LTE 순증(전체 신규 가입자에서 이탈자를 뺀 숫자) 가입자는 월평균 23만3000여 명으로 지난해 하반기(14만7000여 명)보다 1.6배 늘었다. 같은 기간 통신 3사의 5G 순증 가입자는 월평균 74만명(지난해 하반기)에서 58만명(올해 1~10월)으로 줄었다.

5G 가입자 순증세가 꺾이면서 통신 3사의 올해 목표인 ‘5G 가입자 3000만명’ 달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특히 알뜰폰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통신3사가 굳건하게 지켜오던 ‘3강(强)’ 구도도 흔들릴 조짐이 보인다. 지난 10월 기준 이동통신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0.1%, KT 23%, LG유플러스 20%인데 알뜰폰이 16%로 3위 LG유플러스를 넘보는 수준까지 발돋움한 것이다.

◇LTE, 5G보다 가성비 앞서

알뜰폰의 경우 LTE 사용자의 비중이 90%에 이른다. 알뜰폰 5G 사용자는 단 1%에 불과하다. 통신업계는 소비자들이 품질과 서비스 면에서 5G와 LTE의 차이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데다, 월 2만~3만원대에 불과한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제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데이터 용량 110기가바이트(GB) 기준 6만9000부터 시작하는데 알뜰폰 LTE는 100GB 기준 2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통신 3사가 지난 8월 말부터 월 5만~6만원대(24~31GB) 5G용 중간요금제를 도입했지만 신규 가입자 확보 면에서는 아직까지 효과가 미미하다.

5G와 LTE 개통 후 전체 가입자 수를 비교하면 5G 부진이 더 두드러진다. 2011년 7월 개통을 시작한 LTE는 개통 2년 반이 지난 2014년 2월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었다. 5G는 2019년 4월 개통하고 현재 3년 반이 지났지만 가입자가 2600만명 수준이다.

올해 초 한국소비자연맹이 5G 가입자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66%가 오히려 “LTE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답해 앞으로 알뜰폰 LTE 선호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중 절반 가량을 유튜브나 넷플릭스 시청에 할애하는데 동영상 서비스는 LTE로도 충분하다”며 “5G가 필요한 메타버스나 자율주행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5G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