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12일 카카오엔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 관련 펀드로부터 각각 6000억원씩 투자를 받았다. 카카오엔터는 “국내 콘텐츠 기업의 역대 해외 투자 유치 사례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 국부펀드 PIF는 지난 1년 사이 국내 콘텐츠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집행하고 있다. PIF는 작년 3월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에 약 2조3000억원, 엔씨소프트에는 1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K콘텐츠 대표 주자인 게임 산업에 이어 이번엔 엔터 산업에도 투자한 것이다. 넥슨·엔씨·카카오엔터 투자금을 모두 합하면 지난 1년 사이 PIF가 K콘텐츠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4조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는 PIF를 이끄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빈살만 왕세자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IF는 작년 4월 일본 대표 게임사 닌텐도에 4조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미국 액티비전 블리자드·일렉트로닉아츠와 일본 캡콤·스퀘어에닉스 등 글로벌 대표 게임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PIF의 카카오엔터 투자는 작년 11월 빈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전후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빈살만 왕세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서도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해 막힘 없이 이야기를 했다”며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해 보였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웹툰·웹소설·음원(멜론) 서비스와 함께 영화·예능 콘텐츠 제작도 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투자금을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데 쓴다. 회사가 보유한 1만여 웹툰·웹소설 콘텐츠를 북미와 동남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K콘텐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출을 주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