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로보택시. /크루즈

미국 대도시에서 시범 운행에 돌입한 완전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들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도심 도로에서 갑자기 멈춰 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거나 긴급 차량의 통행을 가로막는 행위를 반복하자 교통 당국이 서비스 확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28일(현지 시각) 미 NBC방송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통 당국이 미국 자율주행 업체 크루즈와 웨이모가 진행 중인 로보택시 서비스의 확장 계획을 승인해주지 말라고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CPUC)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 자동차 업체 GM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크루즈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사업부 웨이모는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 6월, 웨이모는 지난 11월 각각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도로가 한적하고 직선으로 곧게 뻗어있는 애리조나 피닉스 등지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테스트해왔던 이들은 복잡한 도심인 샌프란시스코로 실험 무대를 옮긴 것이다. 자율주행 업계에선 도로가 복잡하고 교통량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가 적응하는 데 성공하면 자율차 시대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 도입된 자율주행 로보택시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5대의 크루즈 무인 로보택시가 도로 중간에 멈춰 서 차량 통행을 막았고, 이달 초엔 웨이모 차량이 교차로 한가운데에 멈춰 교통 체증을 일으켰다. 자율주행 로보택시들은 긴급 출동하는 소방차를 막아 출동을 지연시키기도 했고, 한밤중 전조등을 켜지 않고 주행해 사고 위험성을 높이기도 했다.

연이은 교통 방해 사태에 골머리를 앓던 샌프란시스코시 교통 당국은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에 “두 자율주행 서비스의 확장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교통 당국은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교통 서비스에 지장을 미치지 않고 일관되게 운영될 수 있을 때까지 샌프란시스코 핵심 거리에서 운영하는 것을 제한하기를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