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3은 통신이라는 전통적인 분야를 넘어 모빌리티, 금융, 물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27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을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이번 박람회를 소개한 동영상의 일부다. 더 이상 MWC가 통신에만 국한된 행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올 MWC는 5G(5세대 이동통신)가 안정화되면서 인공지능(AI)·메타버스·로봇을 가능케 하는 네트워크 혁신과 디지털 전환 기술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또 모바일이 스포츠, 모빌리티와 같은 다른 업종과 어떻게 융합되는지도 보여줄 예정이다. 한국 기업 130여 곳을 비롯해 전 세계 160국에서 2000여 기업이 이번 행사에 참가하며 특히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신형 폴더블과 로봇을 들고 대거 참가한다.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23'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일(현지 시각)부터 나흘간 열린다. 위 사진은 개막을 앞둔 25일 MWC 행사장 앞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23울트라' 대형 광고가 내걸린 모습. 삼성전자는 이번에 스마트폰과 차세대 통신기술을 선보인다. 아래 사진은 SK텔레콤이 MWC 행사장 내 마련한 UAM(도심항공교통) 시뮬레이터의 모습이다. 관람객들은 에어택시로 불리는 UAM 기체 안에서 서울~부산을 비행하는 가상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MWC 정보?... “챗GPT에게 물어봐”

최근 초거대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WC에서도 AI가 최대 화두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MWC 참가를 예고하면서 “MWC에서 MS와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의 파트너십 논의를 기대한다”며 “일단 MS의 검색엔진인 빙에 챗 GPT를 적용한 ‘빙챗’을 활용해 바르셀로나 교통과 맛집 정보를 얻어보라”고 했다. 퀄컴은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에서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다. 스테이블 디퓨전과 같은 생성 AI 모델은 대규모 컴퓨팅 파워가 필요해 지금까지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속해야만 가능했는데 퀄컴의 AI 연구소가 스마트폰에 최적화시켰다.

MWC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들도 AI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진단을 돕는 의료 AI ‘엑스칼리버’, AI 서비스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 ‘사피온’, 스마트 시티와 교통 영역에 활용 가능한 AI 기반 위치 분석 플랫폼 ‘리트머스’ 같은 다양한 AI 서비스를 선보인다. KT는 자사 AI 연구 개발 포털인 ‘지니랩스’를 선보인다. 또 KT가 투자한 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제작 기술, AI 인프라 설루션 전문 기업 ‘모레’의 AI 반도체 설계 기술을 소개한다. LG생활건강이 공개하는 미니 타투 프린터도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으로 생성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디자인 도안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AI 기반 로봇과 이와 관련한 서비스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퀄컴, 로보틱스 플랫폼 기업 인티그리트와 손잡고 개발한 로보틱스 운용 플랫폼 ‘에어패스’를 공개한다. 퀄컴의 사물인터넷(IoT)용 프로세서(QRB5165) 기반의 5G, 고해상도 카메라, 자율주행 기능, 음성 대화 설루션이 탑재됐다. KT는 냉·온장이 가능한 ‘배송 로봇’ 실물과 로봇 플랫폼 ‘로봇 메이커스’를 전시한다.

◇폴더블 폰 들고 몰려온 중국 IT 기업들

미·중 관계 악화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던 중국 테크 기업들이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에는 대거 출동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파인드 N2 플립(회사명 오포)’ ‘매직Vs(아너)’ ‘팬텀 V 폴드(테크노)’ 같은 폴더블폰을 이번 MWC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샤오미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3′ 시리즈와 로봇을 대거 선보인다. 레이쥔 샤오미 CEO(최고경영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로봇 개 ‘사이버 도그’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사이버원’ 공개를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MWC에서 가장 큰 전시장을 차지해온 화웨이는 올해 규모를 더 늘려 전시장 면적이 삼성전자의 다섯배에 달한다”고 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의 망 사용료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개막 이튿날인 28일 진행되는 세션 ‘망 투자: 디지털 혁명 실현’에서 망 사용료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 선출 예정인 EU 집행위원장의 유력 후보인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MWC 참석을 알리면서 “빅테크가 통신 네트워크 사용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