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 부지 모습. /뉴스1

미국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삼성전자가 미 텍사스에 짓는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로이터는 15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미 텍사스 테일러에 짓는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처음 계획보다 80억달러(10조5500억원) 늘어난 250억달러(33조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공사비 상승이 전체 비용 증가분의 약 80%에 달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미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달러(22조4000억원)를 들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내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하고, 철강을 포함한 건축 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실제 필요한 공사비가 크게 증가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테일러시 부지에 기초 공사를 시작한 상태다. 로이터는 “삼성이 현재 당초 예상한 170억달러 중 절반 가량을 공사비로 지출했다”며 “삼성은 2024년까지 공장을 완공해 2025년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늘어난 공사비는 삼성전자가 미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반도체 보조금보다 큰 규모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업체에 지원하는 직접 보조금이 해당 사업 총 설비투자액의 5~15%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당초 계획된 투자 금액이 170억달러임을 감안하면 최대 25억5000만달러(3조3600억원)를 직접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내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공사비는 10조5500억원으로 이보다 많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건설 비용이 불어나며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도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태다. 앞서 대만의 TSMC는 미 애리조나주에 지을 공장 투자 계획을 기존의 3배 이상 늘린 400억달러로 발표했고,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짓는 200억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최대 1000억달러 규모로 증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