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Eric Schmidt) 전 구글 회장. /블룸버그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이 인공지능(AI) 개발을 6개월 중단하자는 AI 업계 유명인사들의 공개 서한에 대해 “중국에만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이 6개월 간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게 되면 중국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미국을 앞설 수도 있다는 우려다.

슈미트 회장은 6일(현지 시각) 호주 파이낸셜리뷰(AFR)와 인터뷰에서 “6개월 간의 개발 유예가 단순히 중국에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등 AI업계 유명인사 1000여명은 “최첨단 AI 시스템의 개발을 최소 6개월 간 중단하라”는 공개 성명서를 냈다.

슈미트는 개발 중단 대신 AI의 위험성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모여 적절한 가드레일(안전장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산업계가 가드레일에 동의할 수 없다면 정부가 불가피하게 개입해 자체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매우 똑똑하고, 그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안다. 우리는 함께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바이두 공동 창업자인 리옌훙이 AI챗봇 어디봇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미국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은 이후 중국 IT 기업들도 속속 AI 챗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퉁이 첸원’의 베타버전을 일부 기업고객에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일 연례 행사인 ‘클라우드 서밋’에서 관련 서비스를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알리바바에 앞서 지난달 16일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는 자사 AI 챗봇 ‘어니봇’을 공개했다. 리옌훙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는 “어니봇은 챗GPT에 겨우 한두 달 뒤처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바이두가 내놓은 어니봇은 투자자들을 열광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