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포털사이트 ‘다음’을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CIC가 되면 실제 법인이 따로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독립된 법인처럼 다음이 자체적으로 경영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3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내부적으로 다음을 CIC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는 다음주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개 간담회를 열어 CIC 운영에 대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카카오 노조도 다음에 대한 경영 방식 변화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임직원 대상 의견 수렴에 나섰다. IT 업계 관계자는 “다음 CIC 분리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조사업체 NHN데이터에 따르면 다음의 검색엔진 유입률은 지난해 말 기준 5.4%로, 2019년 10%대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다음 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도 2021년 1월 976만명에서 올해 1월 797만명으로 2년 사이 179만명이나 빠져나갔다. 시장 1위 기업 네이버에게 크게 밀린 상황으로, 업계에선 인공지능(AI)의 등장과 함께 기존의 점유율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CIC 추진 배경에 대해 “챗GPT와 같은 AI의 등장으로 기존 인터넷 검색과 포털 시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CIC 다음이 되면 빠른 의사결정과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음 CIC 추진이 다음 법인을 독립시킨 다음, 매각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2019년 사내 CIC로 출범했다가 그해 12월 분사했고, 카카오헬스케어도 카카오 내 CIC로 시작했다가 분사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선 다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크게 줄어가고 있다”며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해 다음 매각을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