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2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급 공정의 D램 양산(量産)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12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線幅)이 머리카락 굵기의 약 1만분의 1에 불과한 첨단 공정으로, 육안으론 볼 수 없을 만큼 가늘다.

삼성이 양산한 제품은 16Gb(기가비트) 용량의 DDR5 D램이다. DDR5는 저전력, 고성능의 특징을 갖춘 D램 최신 규격이다. 신제품은 기존 14나노 대비 생산성이 20% 높고, 소비 전력 역시 23% 개선됐다. 또 1초에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고화질 영화 2편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7.2Gbps·초당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갖췄다. 전력 소비가 많고 고성능이 필요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예상된다.

이번 공정은 업계에서 ‘5세대 10나노급 공정’으로 통한다. 지난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먼저 5세대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해당 기술을 13나노급으로 추정한다.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연내 5세대 D램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D램 시장 43%를 장악한 세계 1위 삼성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하반기 반등이 예상되는 메모리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세계 D램 시장이 올해는 전년 대비 44% 줄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년 뒤인 2026년에는 D램 시장이 947억달러 규모로, 올해(443억달러)의 2배 이상이 된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이주영 부사장(D램 개발실장)은 “고성능, 고용량 확보와 함께 높은 생산성으로 D램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