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세계 1위 그래픽 처리 장치(GPU)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말에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폭등했다. 24일 1분기(2~4월)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가 다음 분기인 5~7월에 매출이 급등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자, 반도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요동친 것이다. 엔비디아가 밝힌 2분기 매출 전망은 110억달러(약 14조5700억원)로 월가 전망치를 50% 이상 웃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개발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황 CEO는 특히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에 엔비디아 주가는 당일 시간 외 거래에서 24.6%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AI 열풍에 힘입어 올 들어서만 주가가 배 이상(143→305달러) 뛰었다.

한국 증시에도 여파가 이어졌다. 2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전거래일 대비 0.4%, 5.9% 올랐다. 삼성전자는 장중 7만원을 찍으면서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도 약 10개월 만에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엔비디아발(發) 훈풍에 소위 ‘7만 전자’ ‘10만 닉스’를 달성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도 하반기가 다가올수록 회복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리포트에서 올해 3분기부터는 D램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으로도 최근 2년 내내 이어져온 ‘D램 공급 초과’ 기조가 올해는 ‘수요 초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