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대 빅테크(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메타)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기업들이 잇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7% 이상 성장하면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 달 초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도 2분기 아이폰 판매량 호조로 견고한 매출과 이익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첫 200달러 돌파를 앞뒀다. 경기 침체로 인한 기술 기업들의 부진이 끝나고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시점이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깜짝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것은 메타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광고 사업이 주력인 메타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매출 약 320억달러(41조원)를 발표했고, 순이익도 16% 증가했다. 메타의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한 것은 1년 반여 만으로,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 등은 “메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맞춤형 광고 효율을 크게 개선하면서, 광고주들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메타는 2분기 트위터와 유사한 소셜미디어 스레드,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라마2′를 공개하는 등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메타 주가는 실적 발표 이전(25일 종가 기준)보다 10.6%가량 오른 주당 325달러(28일 종가)로 마감했다.

구글도 온라인 광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알파벳(구글 모회사) 주가가 25일 대비 8.5%가량 상승한 132달러(28일 종가)로 마감했다. 2분기 매출 746억달러(95조원)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것이다. 구글의 주력 사업인 검색 광고와 유튜브 광고 등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냈고, 지난해까지 적자였던 구글의 클라우드(서버 임대) 사업도 2분기 연속 흑자를 거두면서 시장의 우려를 씻어냈다.

다음 달 3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 주가는 이미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4%가량 오른 195.83 달러로 28일 마감하면서, 지난 19일 기록한 195.1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애플의 시가총액도 3조800억달러(약 3940조원)로 불어났다. 2분기 아이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약 3% 포인트 증가한 55%(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를 기록해 매출과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좋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성장성이 꺾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내려간 기업도 있다. MS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 늘어난 562억달러(72조원)를 기록했지만,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꺾이면서 주가가 실적 발표 이전(25일)보다 3.6%가량 하락했다. 매년 50%가량 고속 성장하던 MS의 클라우드 ‘애저’ 사업부의 매출이 이번 분기 26% 성장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초 챗GPT와 협업을 통해 대화형 AI를 도입한 검색엔진 빙의 시장 점유율도 3% 내외로 큰 변동이 없었다. 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아마존도 전년 대비 매출이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핵심 수익원인 클라우드 사업 부문(AWS)의 성장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