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법원에 도착한 샘 뱅크먼-프리드의 모습./AFP 연합뉴스

‘코인판 리먼 사태’를 야기한 샘 뱅크먼-프리드(31) FTX 창업자에 대한 재판이 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개시됐다. FTX가 파산한지 11개월만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외신을 종합하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의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이날부터 6주간 열리는 뱅크먼-프리드의 재판을 앞두고 12명의 배심원단 선정 절차를 시작했다.

이번 재판에서 뱅크먼-프리드는 송금 사기, 증권 사기, 돈세탁 등 7가지 범죄 혐의에 대한 판결을 받게된다. 그는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채를 갚는데 사용하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치인들에게 최소 1억 달러(약 1360억원)의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미국 CNBC는 “뱅크먼-프리드가 모든 혐의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뱅크먼-프리드와 변호인측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상황은 뱅크먼-프리드에게 유리하지 않아보인다. WP는 “연방 검찰은 뱅크먼-프리드의 선량한 대중적 이미지와 정반대로 역사상 최악의 기업 사기를 주도했다고 주장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뱅크먼-프리드와 함께한 최고위 경영진 3명이 그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뱅크먼-프리드의 전 여자친구인 캐롤라인 엘리슨 알라메다 리서치 최고경영자(CEO) 및 MIT룸메이트 출신 절친 개리 왕 FTX 공동 창업자가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지난해부터 자신들의 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뱅크먼-프리드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왔다.

앞서 한때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는 지난해 11월 자산을 부풀리고 고객 자산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며 대규모 인출 사태가 일어나고, 유동성 위기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FTX의 파산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에 수조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혔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해 12월 FTX 소재지인 바하마에서 미국에서 송환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보석 기간 동안 증인들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지난 8월 다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