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인 애플이 4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핵심 시장인 중국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경쟁자인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복귀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현지 시각) 애플은 올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약 1% 감소한 895억달러(약 119조4000억원), 순이익 22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었다. 블룸버그는 “2001년 아이팟 출시 이후 애플이 최장기 침체에 빠져 있다”고 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3.5% 하락했다.

애플 매출이 떨어진 건 북미, 유럽에 이어 셋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화웨이가 지난 8월 말 2년 만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자 신제품인 아이폰 15 시리즈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불고 있는 애국 소비 열풍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급증한 반면, 애플 아이폰은 10%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 전체를 보면 아이폰 매출은 신제품 효과로 438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났다. 반면 다른 하드웨어 제품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컴퓨터인 맥은 33.8%, 태블릿PC인 아이패드는 10%, 애플워치 같은 웨어러블(착용형) 제품군은 3.3% 하락했다. 문제는 전통적 성수기로 여겨지는 4분기 전망도 암울하다는 것이다. 이날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발표 후 애플의 다음 회계연도 매출 전망에 대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애플이 공급 차질을 빚으며 예년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한 분기였다. 이런 전망은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할 것이라는 월가 전망치를 밑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애플은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애플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서비스 부문 매출은 223억 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부문 매출에는 애플 앱스토어, 애플 뮤직, 애플 TV 등 소프트웨어 사업 등의 실적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