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1월 17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4를 경쟁사 애플의 앞마당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공개한다. 코로나 시기 신제품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던 것을 제외하면 1월에 언팩(공개) 행사를 여는 것도, 미국 새너제이에서 갖는 것도 모두 처음이다. 애플과 샤오미 등 경쟁사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신작을 앞당겨 내놓고 ‘세계 스마트폰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22일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언팩 행사를 갖고 차기작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너제이는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가 위치한 곳이다. 통상 삼성전자가 공개 행사를 갖고 2주 뒤 금요일에 제품을 출시해온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S24 시리즈는 내년 2월 2일쯤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래픽=박상훈

◇조기 출시 효과 노린다

삼성전자가 1월에 오프라인 갤럭시 S 시리즈 언팩 행사를 여는 건 역대 가장 빠른 것이다. 통상 삼성전자는 3월에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점점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추세다.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언팩 일정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3월 29일(S8)이었던 언팩 행사를 2월 25일(S9), 2월 20일(S10), 2월 11일(S20)로 조금씩 앞당기고 있다. 올해 S23을 공개하며 2월 1일에 행사를 열었는데 내년에는 보름 정도 앞당겨 아예 1월 에 공개하는 것이다.

삼성이 갤럭시 S24 시리즈의 조기 출시를 결정한 것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계속 축소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9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21년 3분기 3억1770만대였던 스마트폰 출하량은 이번 3분기 3억160만대까지 떨어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제품 출시를 앞당기면 시장을 선점하며 경쟁사를 좀 더 견제할 수 있다”며 “1분기 실적에 신작 출시 효과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나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부터 줄곧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과 2위 애플의 격차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의 점유율은 지난 3분기 19%로 전년 동기(21%)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18%로 턱밑까지 추격해온 상황이다. 그 뒤를 샤오미(14%), 오포(9%), 트랜션(9%) 등 중국 업체들이 바짝 뒤쫓고 있다.

◇첫 AI 폰... 엑시노스 2400 탑재될 듯

삼성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하는 등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갤럭시 S24 시리즈는 세계 첫 AI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기능은 ‘AI 라이브 통역 콜’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이 자국 언어로 편하게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의 스마트폰 기종과 상관없이 갤럭시 AI가 이를 상대방 언어로 통역해 전달하는 기능이다.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등 AI 비서 기능도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본, 플러스, 울트라 3종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이번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AP인 엑시노스2400이 일부 제품에 탑재될 것이 유력하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엑시노스가 탑재되는 건 지난 2022년 출시된 S22 시리즈 이후 2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반도체 부문이 지난달 엑시노스 2400 공개 행사를 가진 만큼 AI 기능을 강화한 새 AP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역대급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은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이를 갈고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