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드는 컴퓨터 연산 처리 능력을 의미하는 단어다. 해시레이트가 높을수록 채굴업자가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컴퓨터와 전력을 투입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전문업자 사이에서 비트코인 채굴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작년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덩달아 비트코인 가격도 21일 기준 약 4800만원에 달했다. 올해 초(2100만원)와 비교하면 2배가 됐다.

채굴 데이터 분석 업체(해시레이트 인덱스)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의 투입 비용 대비 수익은 2021년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비트코인을 채굴해도 전기료 등을 제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업자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더 열을 올리는 이유는 반감기에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2024년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픽=박상훈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4년 주기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코인 발행량이 계속 줄어들도록 비트코인 시스템을 설계했다. 최초엔 10분 채굴을 하면 50개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졌다. 그만큼 비트코인이 흔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1달러에 약 1300개가 거래됐다. 하지만 반감기에 따라 4년마다 비트코인 발행량을 줄였다. 같은 방식으로 채굴해도 얻을 수 있는 보상을 반 토막 내는 식이었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며 비트코인 발행량은 결국 0에 수렴하고, 2100년쯤 총2100만개를 끝으로 비트코인은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다.

가상 화폐 업계는 이런 반감기가 내년 도래하면 현재 10초에 6.25개씩 발행되는 비트코인이 3.125개로 반 토막 난다고 본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시장에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동일한데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네 번의 비트코인 반감기가 있었고, 반감기를 기점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2년 반감기에는 약 100배, 지난 2020년 반감기 땐 비트코인 가격이 7배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