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967년 처음 열렸을 당시만 해도 TV와 가전 위주 전시회였지만 IT, 자동차, 우주 등 해마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며 참가 기업과 전시 카테고리가 확장돼 왔다. 한 해 전망을 미리 볼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기술과 사회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전시회가 된 것이다.

CES는 중요한 분기점마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며 확장해왔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모빌리티 관련 기술과 기업이 전시 중심이 되기 시작했다. 자동차 기업 전시장이었던 노스 홀(North hall)을 넘어 가전 업체들의 메인 전시장인 센트럴 홀(Central hall)까지 자동차 업체가 차지했다. 현대차도 그해 CES에서 도심 항공기와 자율주행 셔틀을 연계한 미래형 도시 비전을 제시하고, 도심 항공기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2022년에는 우주 기술과 푸드 테크가 새롭게 추가됐고, 작년에는 코로나 시기 급성장한 메타버스와 웹3.0, 원격 근무 기술이 CES의 새 카테고리로 등장했다. CES를 주최하는 전미 소비자 기술 협회(CTA)는 “매년 CES는 레거시(전통) 기술과 신흥 기술 분야, 그리고 그 사이 모든 분야의 최신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며 “최신 기술은 기존 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고 있고 CES는 이러한 성장을 보여주면서 산업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CES 전시 카테고리는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을 포함해 총 48개에 이른다. 게리 셔피로 CTA 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CES 2024에서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기술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 안보 개념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안보는 식량·의료·환경·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야 한다는 개념으로, CES가 단순히 기술을 과시하는 수준을 벗어나 글로벌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전시회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