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하에 뚫은 베이거스 루프. /김성민 기자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개막을 앞둔 7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앞. ‘베이거스 루프’라고 쓰여진 출입구를 통해 지하로 내려가자, 푸른색 LED 조명이 번쩍거리는 차량 정류장이 나왔다. 탑승객을 기다리는 여러 대의 테슬라 모델Y와 모델X 차량과 지하 터널 두 곳이 보였다. 테슬라 차량을 타고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지하를 마치 지하철처럼 이동할 수 있는 지하 교통수단 ‘루프’이다.

루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설립한 ‘보링컴퍼니’를 통해 도심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했다. 행사에 앞서 미리 운행을 시작한 루프 정류장엔 지하 터널 이동을 체험해보려는 이들이 몰려 긴 줄을 이뤘다. 루프는 LVCC 내 4개의 전시장 사이를 이동할 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약 5km 밖으로 떨어진 호텔 밀집 구역 ‘리조트월드’로 가려면 인당 5달러(약 6580원)를 지불해야 한다. 한번 요금을 내면 하루 종일 횟수 제한 없이 루프를 이용할 수 있다.

상행선과 하행선이 각각 단일 차선으로 운영되며, 차선 바꾸기 또는 신호등·교차로 등으로 유발되는 교통 체증이 없었다. 좁고 구불거리는 터널 내부를 통과하는 차량은 시속 50km 안팎으로 비교적 느리게 달렸지만, 5km 정도 떨어진 리조트 월드까지는 4~5분이면 충분했다. 혼잡한 도심 도로를 이용하면 20분 이상 걸리는 거리이다.

루프는 앞으로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과 인근 클라크 카운티 지역까지 총 50㎞에 달하는 터널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베이거스 루프 측은 “CES 기간에 100대의 테슬라 차량이 하루 1만여 명의 승객을 나르게 된다”며 “지금은 행사 기간에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운영하지만, 조만간 터널 정류장이 확대되면 365일 상시 운영으로 바뀔 예정”이라고 했다.

[조선미디어그룹 CES 특별취재팀]

▲조선일보 ▷팀장=정철환 파리 특파원, 조재희·정한국·김성민·임경업·오로라·유지한·이해인 기자

▲TV조선 ▷김지아 기자

조선비즈 ▷팀장=설성인 IT부장, 최지희·고성민·권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