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장외 거래에서 주가가 6% 가깝게 급락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올해도 테슬라의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현지 시각)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대비 3% 늘어난 매출 251억7000만달러(약 33조6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街) 예상 평균치인 256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20억6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16%) 대비 반 토막 났다.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면서, 테슬라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5.96% 추가로 하락했다.

연간 실적도 어두웠다. 지난해 매출은 976억7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억9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5% 급감했다.

테슬라는 신차인 사이버트럭 생산을 늘리는 데 관련된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쓰이는 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CNBC 등 외신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격 인하 경쟁을 벌여 차량 판매에 따른 수익률도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차종인 모델Y의 가격을 지난해 26.5%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형 렌터카 업체인 허츠가 보유한 전기차의 3분의 1을 매각한 데다, 중국 비야디(BYD)가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를 추월해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자가 됐다”며 “테슬라의 성장은 2024년 더욱 눈에 띄게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차세대 차량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자동차 판매 성장률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비야디에 대항할 2만5000달러대 저가 전기차 신차(프로젝트명 레드우드)를 준비 중이며, 2025년 중반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