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로이터 뉴스1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며 빅테크 수장들이 자사 AI사업을 직접 전두지휘하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미 CNBC 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최근 불거진 자사 AI 모델 오류에 대해 직접 질책을 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피차이는 직원 전원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의 생성형 AI에 문제가 일어났고, 이용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편견을 부각시켰다”며 “분명한 것은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unacceptable) 오류이며, 우리의 실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기 단계의 AI는 그 어떤 모델도 완벽할 순 없지만, 우리의 기준은 높다”고도 말했다. 피차이가 직접 자사 서비스가 일으킨 오류에 대해 직설적으로 질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구글의 AI모델 제미나이는 역사적인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잘못 생성하는 오류를 일으켰다. 예컨대 이용자가 ‘1800년대 미국 상원의원을 생성하라’고 하자, 제미나이는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을 닮은 인물을 내놓았다. 미국의 첫 여성 상원의원은 1922년에 등장한 백인이었는데, 역사적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날조된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장군을 그려달라’는 주문에 한복을 입고 있는 흑인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오류가 논란이되며 구글은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잠정 중단 시켰다.

피차이는 “우리는 항상 제품을 통해 유용하고 정확하며 편견 없는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신뢰를 받았다”며 “(새로운 AI서비스에서도)가장 중요한 사용자의 신뢰를 받을 만한 유용한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자”고 일침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2024년 2월 2일 뉴욕 애플 스토어에서 비전 프로 헤드셋을 출시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한편 전날 10년 동안 공들여온 애플카 프로젝트를 중단시킨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개최된 애플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올해 말쯤 생성형 AI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할 기술들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다른 빅테크에 비해 AI관련 연구가 부진하다는 평가를 들어왔지만, 내부적으로 조용히 AI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을 집어낸 것이다.

그는 “애플은 생성형AI의 놀라운 혁신 잠재력을 믿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이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라고도 했다. 전날 애플은 쿡 CEO가 ‘모든 AI 프로젝트의 어머니’라고 치켜세웠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중단하고, 관련 인력을 대부분 사내 AI부문으로 이동시킨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가 열리는 6월에 (AI 관련) 서비스가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타 코리아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 10년 만에 방한한 저커버그는 이번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메타의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라마3' 구동에 쓰일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논의를 하고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확장현실(XR)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메타의 저커버그 CEO는 전날 한국을 10년만에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을 만나며 ‘AI동맹’을 구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타는 오는 7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최신 버전인 라마3을 출시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라마3은 ‘차량 엔진을 어떻게 하면 죽일(kill)수 있을까’라는 구어체적인 표현을 실제 ‘죽이다’가 아닌 ‘시동을 끄다’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