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가 2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혁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어도비 제공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을 발표했다. 콘텐츠 계획부터, 제작, 배포, 결과 분석까지 길게는 몇 달씩 걸리던 마케팅 과정을 AI를 통해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2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에서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모든 비즈니스를 변화시키면서 대규모 개인화를 가능하게 한다”면서 “실시간으로 고객의 기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가 됐으며, 이것이 차세대 디지털 시대”라고 했다.

어도비가 이미지와 영상 편집, 콘텐츠 분석 등 흩어져 있던 마케팅의 각 과정을 AI로 연결하며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마케팅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설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마케팅 창구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각각의 채널에 맞춤형 콘텐츠가 필요해지면서 업계에서도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아닐 차크라바티 어도비 디지털 경험 사업부문 사장은 “일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3분의 2 이상이 AI가 아직 실험 단계에 있다고 하지만 이제는 AI가 실제 제품에 투입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했다.

◇AI로 ‘맞춤형 콘텐츠’ 제공

어도비는 생성형AI를 콘텐츠 계획, 제작 등 마케팅 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젠(GEN)스튜디오’의 서비스를 강화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클릭 몇 번 만으로도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사 생성형AI ‘파이어플라이’도 진화시켰다. 이제 기업들은 각사의 캐릭터, 색상, 로고 등 고유한 자산을 바탕으로 파이어플라이를 훈련시켜 기업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됐다. 데이비드 와드와니 어도비 디지털 미디어부문 사장이 파이어플라이가 이미지의 분위기 등 전체적인 구조와 스타일을 모두 참고해 기존 구성은 그대로 두면서도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을 발표하자 청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어도비는 AI를 통해 마케팅 분석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기능도 발표했다. PDF 편집기 ‘애크로뱃’ 등에 제한됐던 AI어시스턴트를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확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황금 연휴 동안 가장 성과가 좋았던 마케팅 채널 경로는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면 AI어시스턴트가 “이메일을 보내고 모바일로 알람을 보내는 것이 가장 전환율이 높았다”고 답하는 식이다. 각각의 수치를 분석하지 않고도 AI를 통해 단 몇 초 만에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안줄 밤브리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 플랫폼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이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말을 걸 수도 있다. 전문 지식이 없어도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고 했다.

콘텐츠 계획부터 생성, 배포, 결과 분석 등 마케팅 전 과정에 걸쳐 활용할 수 있는 '젠(GEN)스튜디오'의 모습/어도비 제공

◇저작권 보호하는 AI

어도비는 기업들이 AI로 만든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저작권’ 문제를 해소해주며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AI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지적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콘텐츠 자격 증명’을 부여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해당 콘텐츠를 위변조해도 콘텐츠에 새겨져 있는 속성 데이터를 통해 이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다.

생성형AI 활용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콘텐츠 자격 증명을 요청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9년 잘못된 정보로 인한 위협을 물리치고 제작자에게 콘텐츠가 제대로 귀속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출범한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CAI)’ 참여 기업 수도 2700개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앤디 파슨스 어도비 CAI 총괄은 “브랜드 보호를 위해 콘텐츠 자격 증명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마케팅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