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 및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의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크립토닷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 기업의 한국 진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이 가상화폐 시장 규모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들 정도로 크고, 블록체인 등 관련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만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끊임없이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장은 업비트가 약 8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은 2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 회사는 110개 이상 국가에서 8000만 사용자를 보유한 가상화폐 거래소다. 에릭 안지아니 사장은 “크립토닷컴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한국에 진출하는 첫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립토닷컴의 한국 진출은 2022년 국내 가상화폐 간 거래소(C2C 거래소) ‘오케이비트’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C2C’는 예컨대 비트코인으로 이더리움을 사는 것처럼 가상화폐로 다른 가상화폐를 사는 형태다. 현금으로 가상화폐를 사는 것과는 다르다. 한국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을 위해 필요한 가상자산 사업자(VASP) 자격 등을 얻은 크립토닷컴은 C2C 거래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지난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의 지분을 매입하며 한국 진출을 추진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투빗’도 지난해 한국 사무소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쉬운 것은 아니다. 원화로 가상화폐를 거래하려면 ‘원화 거래소’ 자격을 별도로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시중은행의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을 확보하는 등 규제 당국의 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아직 글로벌 거래소가 국내서 원화 거래소 자격을 얻은 사례가 없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 기업 관계자는 “한국의 금융 당국과 원화 거래에 대해서도 협의 중인 만큼, 조만간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