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회계연도 3분기(3~5월)에 68억 1000만 달러(약 9조 5000억원)의 매출과 0.62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街) 매출 예상치 66억 7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0.51달러를 모두 상회한 기록이다.

악성 재고 및 가격 폭락 사태로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나빴던 지난해 3분기에는 1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었지만, 올해에는 3억 32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다음 분기에는 월가 전망에 부합하는 76억 달러의 매출과 1.08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마이크론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사 AI사업을 강조하며 “AI관련 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데이터센터 사업이 50% 성장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현재 SK하이닉스와 함께 엔비디아의 AI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용 5세대 HBM(HBM3E)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며 시장을 놀라게 했으며, 현재 HBM 시장의 점유율(5%)를 내년까지 20~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메로트라 CEO는 “마이크론이 AI가 주도하는 다년간의 성장 기회에서 가장 큰 반도체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실제로 HBM 사업 호조로 마이크론의 주가는 지난 1년간 2배 이상 크게 올랐다. 이날 마이크론의 컨콜(전화회의)에서 회사측은 HBM 제품이 2025년까지 매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메로트라 CEO는 “AI사업에 비해 스마트폰과 PC용 메모리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 발표 후 마이크론의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6.66% 크게 하락하고 있다. 좋은 실적에도 기대감이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에는 못미쳤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 4분기 연속 월가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내놓았고,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10% 가량 웃돌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의 예상과 다르게 시장 예상치를 2% 넘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미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