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태 기자

이번 삼성전자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폴더블폰 이상으로 눈길을 끈 제품군은 바로 웨어러블이었다. 무선 이어폰, 시계 모두 외관이 이전과 확 달라진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게다가 새로운 기기인 갤럭시링까지 출시해 많은 기대감을 끌었다. 테크팀 기자들이 갤럭시 링을 제외한 갤럭시버즈3·버즈3프로(이어폰), 갤럭시워치 울트라·워치7을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갤럭시버즈3 시리즈는 기자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우선 애플의 에어팟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에 한 번 놀랐고, 이어 귀에 착용했을 때 음질과 노이즈캔슬링(소음 감쇄) 수준에 또 놀랐다. 특히 귓구멍을 막는 ‘커널형’ 제품인 버즈3프로의 성능은 놀라웠다. 기자가 쓰는 타사 이어폰과 헤드폰보다 훨씬 좋은 노이즈캔슬링과 음질 수준을 보여줬다. 특히 ‘소음 제어 최적화’ 기능이 훌륭했다. 무작정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말을 하거나 위급 상황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나면 자동으로 노이즈캔슬링 수준을 낮추고 주변 소리를 더 크게 들려준다. 통화 품질도 역대 삼성 무선 이어폰 중 가장 좋았다. 왜 삼성이 그동안 쌓아온 조약돌형 디자인 유산을 버리면서까지 성능을 택했는지 납득할만한 성능이었다. 귀에 걸치는 방식인 버즈3도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지원하지만, 소음 제어 최적화 기능은 제공하지 않았다.

워치 신작들도 강해졌다. 새로 나온 갤럭시워치 울트라는 외관부터 강인함이 느껴졌고, 외관 변화 없는 워치7은 메인 칩셋이 강력해져 끊김 없는 앱 구동이 가능했다. 우선 워치 울트라는 아웃도어용 제품이다. 47mm 크기 원형 화면에 사각형 테두리를 둘러 존재감이 확실했다. 갤럭시 기기 중 가장 높은 3000니트의 화면 밝기를 자랑해 야외 시인성이 훌륭했다. 또한 이번 워치 시리즈에는 삼성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 공정에서 만든 ‘엑시노스 W1000′칩이 들어갔는데, 전작 대비 앱 구동 속도가 3배 빨라졌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진영 워치의 약점이었던 버벅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워치 울트라는 듀얼 주파수 GPS를 탑재해 걷기 운동이나 러닝 시 경로를 제대로 측정해주는 것도 만족스러운 점이었다. 또한 100가지 이상 운동 측정을 지원하고, 새로 달린 퀵 버튼을 통해 운동 시작 시 바로 워치를 구동할 수 있는 점이 편리했다. 또한 이번 워치 시리즈에 새로 탑재된 바이오액티브 센서는 심장 박동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까지 측정해줘 더 나은 건강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손목이 가는 편인 남성이나 여성들은 워치 착용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며, 가격 또한 90만원에 육박하는지라 운동 애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오버스펙’이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워치7은 전작과 본체 외관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하지만 울트라와 같이 메인 칩과 센서가 업그레이드되면서 보통 직장인이나 학생이 쓰기에는 딱 적절한 스펙의 제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울트라가 제공하는 체성분 측정, 듀얼 GPS, 운동 측정 모두 워치7에도 들어갔기 때문이다. 가격은 34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전작 대비 2만원이 올랐지만 이 정도 성능 업그레이드는 2만원의 가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다만 아직 하루 이상은 충전 없이 쓰기 버거운 배터리 용량을 아쉬운 점으로 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