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T는 형테크, 형태 기자입니다. 지난번에는 여러분들과 함께 갤럭시 신제품 전체 언박싱을 해봤고요. 오늘은 제가 일주일간 Z 폴드 6, Z 플립 6를 사용해 보고 느낀 찐 후기를 여러분들께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다이어트 빡세게 한 폴드6

외관이 많이 달라진 친구부터 소개할게요. 폴드 6는 딱 보면 헉 소리 나게 바뀌었습니다. 첫인상부터 지금까지 폴드는 쥐고 있으면 그냥 흐뭇해요. 생폰으로 계속 함께하고 싶을 만큼 세련됐어! 왜 그렇게 느껴졌냐면요. 제 생각엔 이 비율과 프레임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 폴드 6에서는 화면 비율이 미세 조정됐습니다. 세로가 접었을 때 기준으로 1.4mm 줄어들고 가로가 1mm 늘어났어요. 두께도 1.3mm 줄었습니다. 이 1mm 차이가 뭐라고, 지금은 펼치지 않고 들면 그냥 일반 바형 스마트폰 같아요. 최적의 비율을 찾은 거 같은 느낌이라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이 들었어요.

그리고 전작에 이어 아머 알루미늄 프레임을 썼는데, 이번 폴드 6는 강화된 알루미늄이라고 해요. 플립도 폴드도 각진 알루미늄 무광 프레임을 채택했어요. 유광 무광 사실 이게 스마트폰 업계에서 돌고 도는 유행인데 확실히 지금은 무광 알루미늄 깻잎통이 예뻐 보입니다.

/조선일보 테크 유튜브 '형테크'.

커버 디스플레이는 2376x968 해상도에 HD+ 다이나믹 AMOLED 2X로 전작과 동일합니다. 화면 밝기도 2600니트로 업그레이드돼서 이제 밖에서 밝은 화면 보려고 굳이 열지 않아도 됩니다.

또 이걸 안 열고 써도 괜찮은 이유가, 전작은 왼쪽과 오른쪽 베젤 모양이 달라서 미묘하게 불편했는데, 이제는 딱 대칭이 맞아요. 그러다 보니 완전한 스마트폰 같아서 더더욱 안 열고 쓸 만하다는 거예요. 안 여는 게 오히려 폴드한테 악재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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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 주사율도 48Hz부터 지원하던 게 1~120Hz로 업그레이드됐어요. 이건 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AOD) 목적으로 이렇게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에 써보니까 이 커버 디스플레이 비율이 쇼츠 보기 딱이더라고요.

내부 디스플레이는 QXGA+ 다이내믹 AMOLED 2X 화면 똑같고 해상도만 조금 달라졌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최대 밝기가 1750니트에서 2600니트로 업그레이드됐고요. 갤럭시 S24 울트라와 동일한 밝기예요. 확실히 밖에서 써보니까 밝아서 좋더라고요. 특히 빛 반사가 많이 되면 폴드 주름이 더 도드라져 보여서 열받았는데, 화면이 밝아지니 이것도 잘 안 보여서 마음이 안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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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셋은 스냅드래곤 8 3세대 최신 제품입니다. 그런데 배터리가 그대로입니다. 전작과 동일한 4400mAh 탑재됐고요. 실제로 유튜브, 4K 영상 촬영, 인터넷 서핑 등 해보니, 배터리 타임은 10시간 11분이 나오더라고요. 같이 테스트해본 울트라 대비 그렇게 많은 차이는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솔직히 혼란이 옵니다. 내가 태블릿을 들고 다니는데 이 정도 배터리 타임이면 감지덕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접어서도 쓸 수 있는데 플립과 유사한 배터리 타임에 열을 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이번에 삼성이 발열을 잡는다고 베이퍼챔버(방열판)를 더 크게 넣었어요. 그래도 실제로 게임 해보면 뜨끈합니다. 온도가 41도 정도까지 올라가네요.

다음으로 사운드! 폴드 스피커는 명불허전이죠. 역시 우렁찹니다. 아 그런데 파지할 때, 스피커가 가리긴 해요. 이럴 때 뒤집어서 카메라 쪽을 잡으면 카메라가 안 가리는데 이러면 무게 중심이 무너집니다. 그리고 카메라 지문 묻히기 싫잖아요. 사실상 스피커 가리는 게 강제되는데, 이게 호불호가 좀 갈립니다. 오히려 공간감 있게 울려서 좋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간섭이 안 됐으면 좋겠습니다.

◇카메라는 언제쯤 좋아지나

카메라는 이게 최선입니까? 뭐 성능 높인다고 후면에 렌즈로 도배하다시피 하는 중국 폴더블폰보다는 디자인적으로 낫다고 생각하지만, 200만 원 넘는 폰에 계속 이 스펙이 맞을까요?

전작과 하드웨어 스펙이 동일합니다. 후면에는 50메가픽셀 광각, 10메가픽셀 망원, 12메가픽셀 초광각 카메라가 탑재되고요. 줌도 3배 광학 줌이 들어가요. 디지털 줌은 30배까지 지원합니다. 전면부에 10메가픽셀 카메라, 4메가픽셀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가 들어가고요. 프로비주얼 엔진으로 야간 촬영같이 후보정이 필요한 영역에서 좋아졌다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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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해는 돼요. 폴드는 계속 얇고 가벼워져야 하는데,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는 어려울 테니까요. 이 정도 ‘카툭튀’ 수준보다 더 커지면 곤란하니까요. 그래도 200만 원 넘게 주고 사는데 카메라가… 역시 좀 실망스럽습니다.

새로워진 AI 기능은 써보니 재밌었습니다. 갤 S24보다 대폭 업그레이드됐죠. 특히 폴더블 신작 전용 기능이 꽤 있고요. 서클 투 서치는 화면이 넓어서 유용합니다. 특히 비행기나 인터넷 안 되는 공간에서 PDF 문서를 봐야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기 어시스트 기능도 추가가 됐는데, 사진에 정물 그리면 이렇게 합성을 해주는 재미있는 기능입니다. 처음 보면 정말 신기한데, 솔직히 이거 많이 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편 꾸준히 쓸 만한 건 이 포토 어시스트 기능입니다. 사람 사진에서 얼굴을 따서 캐릭터로 변환해주는 것인데 이런 AI 프로필 한동안 유행했었죠.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쓸 만할 거 같습니다.

노트와 음성 녹음에 탑재된 AI 기능이 폴더블, 특히 폴드에서 쓰기 쉽더라고요. 음성을 자동 번역해주고, 요약 정리해주는 기능 등이 있는데 일반 바에서는 이렇게 스크롤을 길게 해야 하고 보이는 정보량이 부족했는데, 폴드로 보니 이렇게 분할 화면으로 쉽게 볼 수 있네요. 이건 제가 대만 가서 젠슨 황과 질답 나눈 내용인데 고유명사 빼고는 잘 받아적고 요약합니다.

S펜도 지원은 하지만, 역시 별도로 구매하셔야 합니다. 갤럭시 S 울트라나 갤럭시 노트용 펜 있으신 분들 폴드는 전용 S펜 써야 해서, 이렇게 갖다 대면 안 된다고 뜹니다.

결론입니다. 폴드 써보니 더 이상 덜어낼 건 없어 보입니다. 이제는 여기서 어떻게 스펙업을 하느냐가 관건일 텐데요. 220만 원대까지 가격 올랐는데, 카메라… 정말 발전 가능성 없을까요? 다음 세대 믿습니다. 가격은 뭐 해탈했고요.

◇꼭 사야 한다면 플립 추천

다음은 Z 플립 6입니다. 플립은 외관만 보고 아 재미없네 하고 지나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사실 폴드 6가 굶어서 다이어트만 한 친구라면, 얘는 운동을 좀 해서 몸이 다부져진 느낌. 우리 둘째가 진국이야 이런 느낌? 저 같으면 이번엔 돈 주고 사라면 플립 삽니다.

/조선일보 테크 유튜브 '형테크'.

이따 자세히 설명하긴 할 텐데, 플립이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돼온 카메라, 배터리, 발열, 내구성을 확 개선했다고 해요. 사실 내구성은 더 오래 써봐야 하는 거고 발열은 전보다 나아진 수준이지 아직도 뜨끈하긴 합니다만 제가 써보니 카메라와 배터리 체감이 컸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전 플립 6가 완성형 폴더블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외관부터 볼게요. 4에서 5로 넘어오면서 외부 화면이 확 넓어졌죠. 전작은 테두리가 검은 기본 화면을 써서 화면 경계를 좀 숨겼는데, 이젠 서류철 화면 경계 그냥 보여줍니다. 또 기존 유광 알루미늄, 유광 유리에서 완전 무광으로 바뀌고 모서리가 각진 깻잎통 디자인으로 바뀌었어요.

/조선일보 테크 유튜브 '형테크'.

사실 폴드, 플립이 접히는 것만 똑같지 외관은 좀 따로 놀았거든요? 이번엔 재질도 그렇고 모서리 부분도 형제 같다는 느낌이 와요.

외부 디스플레이는 그대로입니다. 사이즈도 해상도도 720X748 슈퍼 아몰레드 동일하고요. 최대 밝기도 1600니트, 가변 주사율 60Hz로 동일합니다. 120Hz가 됐으면 좋겠는데, 역시 배터리 부담이 됐나 봐요.

실제로 외부 화면을 써보면. 아 쓸 수 있구나. 정도이지 이걸 메인으로 쓰기에는 많이 모자랍니다. 다른 테크 유튜브 선배님들 채널 보면 24시간 외부 화면 쓰기 챌린지 이런 것도 하시는데, 사실 콘텐츠 용이지 이거 올데이로 쓰시면 홧병 날 거예요. 해상도도 HD급으로 자글자글하고, 주사율도 낮아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거든요. 아 오히려 완전 10대는 그때 그 스마트폰을 몰라서 오히려 레트로하고 좋으려나요?

/조선일보 테크 유튜브 '형테크'.

굿락 앱을 설치해서 좀 만져주면, 밖에서도 이렇게 앱과 게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소셜미디어 정도 보기 유용해요. 나머지는 그냥 실행할 수 있다에 의의를 두는 정도입니다.

◇AI 자동답장 써보니

이거 쓰다가 발견한 점인데요. 외부 화면에 메신저나 메시지 알람이 오면, 갤럭시 AI가 맥락을 인식해서 자동 답장을 제안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알맞은 답을 던져줄 확률이 크더라고요. 사실 자동 답장 상용구 너무 성의가 없어서 티가 다 났는데, 이거 잘 쓰면 열에 한두 번은 자연스럽게 넘어갈 느낌? 그런데 이게 굿락으로 바깥 화면에서 사용을 설정한 앱은, 이 기능을 사용 못하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을 제가 밖으로 빼놨는데. 이렇게 DM 알림이 와서 클릭하면, 그냥 앱이 켜집니다. 타이핑 답장을 해야 하는 거죠. 이거 고쳐졌으면 좋겠어요.

/조선일보 테크 유튜브 '형테크'.

내부 디스플레이도 동일합니다. FHD+ 다이내믹 아몰레드 2X입니다. 밝기만 1750에서 2600니트로 밝아졌어요. 이 밝아진 것이 화면을 엄청 좋아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게다가 주름이 거의 안 보이는 것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저는 폴드 2,3을 썼었거든요? 그동안 폴더블을 쓰다가 특유의 약간 물렁한 유리 느낌이 싫어서 다시 바형으로 돌아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만져보니 이 느낌이 좋더라고요. 이제 바꿀 때가 돼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아 외관에서 하나 아쉬운 점이 있어요. 제 것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지문 센서 버튼 부분이 살짝 헐겁습니다. 게다가 이 정도 플래그십 모델인데 지문 버튼이 기기 사이드에 있어야 하는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화면 내 인식이 편한데 말이죠. 특히 플립은 왼손으로 풀기가 어려워요. 넘 불편하게 쓰다가, 플립 유저한테 하나 배웠어요. 이렇게 왼쪽 파지법을 다르게 하고 지문을 등록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회의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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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배터리 쓸만한데?

그리고 드디어 카메라! 그동안 플립 유저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많은 잠재적 갤럭시 이용자들이 플립을 외면했던 이유였죠. 150만 원 가까운 플래그십 급 폰인데 카메라는 몇 년째 1200만 화소가 메인으로 들어갔으니까요.

이번엔 메인 광각 카메라가 50메가픽셀로 확 뛰었습니다. 나머지는 초광각 12메가픽셀로 동일하고요. 전면도 10메가픽셀 같습니다. 망원 카메라는 안 들어갔지만, 화소 수가 많아지면서 ‘광학 줌 수준의 2배 줌’이 가능해졌어요. 디지털 줌은 10배까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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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비교해 드리기 위해 플립 5와 함께 카메라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영상에서 확인해 주세요.

플립 5와 플립 6 차이점이 확연히 느껴지시나요? 날씨가 맑고 빛이 충분할 때는 그렇게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은데, 플립 6 색감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플립 5는 아무래도 카메라 스펙이 좋지 않다 보니 보정으로 승부를 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물사진 모드로 접사를 하면, 후처리도 플립 6이 더 낫죠. 날리는 부분을 확실히 구별하고 있어요.

10배 줌을 해보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플립 5는 완전히 뭉개졌고, 플립 6은 그래도 아파트 벽의 결이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괜찮게 찍혀요.

또 이번에 AI 기능 중 하나로 자동 줌 모드가 추가됐습니다. 한 명이 찍고 있다가 옆에 사람이 앵글 안으로 들어오면 알아서 맞게 배율을 바꿔서 찍어줘서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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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도 드디어 스펙 업! 무게와 크기 그대로인데 배터리 용량이 늘어났어요. 3700mAh에서 4000mAh로. 실사용 하루 정도는 무리 없이 썼고요. 유튜브, 웹서핑, 게임, 벤치마크 등 배터리 테스트 해보니 10시간 1분 정도 가더라고요. 폴드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제가 지금 쓰는 울트라와도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울트라 굴욕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그동안 플립 배터리 광탈 불만이 참 많았는데 이번 플립은 많이 나아진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플립 6 역시 긱벤치와 3D 마크를 돌려봤는데요. 긱벤치 스코어는 싱글 1988, 멀티 5603 나왔습니다. 싱글코어는 엑시노스 2400 쓰는 24플러스보다 살짝 낮게 나오고 멀티는 스냅드래곤 8 전 세대를 쓰는 23플러스보다 10% 가량 높고, 다만 24플러스, 24울트라와는 성능 차이가 좀 있습니다.

3D 마크는 와일드라이프 익스트림 스트레스 테스트 조건으로 돌려봤는데요 최고 점수가 4321, 최저 점수가 1373으로 안정성이 31.8%로 좀 좋지 않게 나왔습니다. 발열은 최고 45도까지 올라갔고요. 뜨거워지는 부분은 좌상단이라 세로로 쥐면 사실 잘 못 느끼는데, 가로로 쥐는 순간 앗뜨거 합니다. 게임을 즐기는 분들은 플립 사면 좀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조선일보 테크 유튜브 '형테크'.

그리고 폴드 때 잠깐 예고드렸던 ‘통역 기능’. 이게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기자일을 하다 보면 외국인 인터뷰도 하고, 외국 강연을 들을 일이 꽤 되거든요? 이럴 때 폴드나 플립을 이렇게 세워놓으면, 자동으로 리얼타임으로 번역해주는 것이 편했습니다. 영어는 꽤 정교하더라고요. 이전에는 일단 녹음한 다음에, 클로바 노트나 삼성 녹음 앱에서 한글로 돌려 보고 그랬는데 이제는 바로 나오니 일하기 편해졌습니다. 버즈와 연동해서 읽어주는 기능도 생겼는데 이건 버즈 편에서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결론입니다. 게이머만 아니라면, 이번엔 플립 정말 강추합니다. 가격이 8만 원 정도 오르긴 했지만 기존 플립 디자인을 완성하고, 배터리 카메라를 옹골차게 업그레이드했어요. 여성뿐 아니라 스펙충 성향이 강한 남자들도 이젠 당당히 들고 다녀도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젠 진짜 S 시리즈 기본형이 긴장해야 할 것 같아요. 아 이번엔 플립 배터리 늘려줬으니, 다음엔 폴드 카메라 업그레이드 해주시죠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