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플랫폼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마이크로소프트(MS)발 'IT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가상 서버) 문제로 촉발된 ‘세계 IT 대란’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몇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현지시각) 여러 전문가를 통해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최악의 IT 장애의 완전 복구에 몇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앨런 우드워드 영국 서리대 사이버 보안 교수는 “이번 IT 장애 문제를 해결하려면 영향을 받은 시스템을 수동으로 재부팅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표준 사용자는 이 지침을 따르는 방법을 모를 것”이라면서 “수천대의 운영 PC가 서로 다른 위치에 분산된 조직에는 더욱 어려운 작업이라 일부 조직의 경우 (복구에)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공인 IT 기관인 BCS의 애덤 레온 스미스 연구원 역시 “어떤 경우에는 매우 빨리 해결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컴퓨터가 블루스크린과 무한 루프(끝없는 반복 작업)에 빠지는 방식으로 반응한다면 복구가 어려울 수 있고 복구에 수일 또는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루스크린은 윈도 같은 MS의 운영체제(OS)를 쓰는 컴퓨터에서 문제가 생겼음을 알리는 화면으로, ‘치명적 오류 발생’ 같은 메시지와 함께 화면 전체가 파랗게 채워진다.

영국에선 이번 사태로 런던거래소와 은행 등 금융권에서 전산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런던증권거래소(LSE)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제3자의 글로벌 기술 문제가 발생해 RNS 뉴스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RNS 뉴스는 국내 증시에서 ‘공시’와 비슷한 개념으로, 주로 영국 금융행위감독청의 승인을 받은 영국기업의 규제 관련 뉴스를 전한다.

다만 이번 사태가 해킹 같은 사이버 공격으로 초래된 문제가 아닌 만큼 복구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시아란 마틴 전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최고경영자(CEO)는 적대적 사이버 공격과 달리 이번 IT 장애 문제는 이미 식별이 됐고 해결책도 제시됐다며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음 주 이쯤에는 지속적인 (IT) 혼란 측면에서 뉴스거리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계 IT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였다.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crowd strike)’의 보안 프로그램 ‘팰컨 센서’가 업데이트되면서 MS의 윈도 시스템과 충돌한 것이다. 이 충돌이 세계 여러 기관과 기업의 시스템 서버 역할을 하는 MS 클라우드(애저) 상에서 발생하면서 피해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