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82)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60) 부통령을 공식 지지하기로 한 후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실리콘밸리 기술계에선 엇갈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빅테크 규제에 힘을 실었던 바이든과 다르게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버클리 대학이 있는 오클랜드에서 태어나고, 캘리포니아 변호사 자격을 취득 한 후 이 곳에서 정치 인생을 시작한 토박이다.

21일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실리콘밸리의 테크계 상당수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모습”이라고 했며 클라우드 업체 박스(Box)의 최고경영자(CEO) 애런 레비가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을 규합하고,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더 잘 정리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놓쳤지만, 해리스가 이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확실히 기쁘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기술 로비 업체인 체임버 오브 프로그래스의 CEO 아담 코바세비치 역시 “바이든이 기술 옹호자가 아니라는 점에 대한 좌절감이 많은데, 해리스 행정부와는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들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20년 부통령 후보 시기 메타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와이 긴밀한 관계 등을 내세워 ‘테크계의 친구’로 이미지를 구축했었지만, 실제로 부통령이 된 후 테크계를 옹호하는 정책을 펼친게 크게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부통령으로서 인공지능(AI) 규제 추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민주당 거액 기부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바이든의 사퇴로) 희망이 생겼다”면서도, 해리스에 대한 지지는 유보하며 “민주당은 경합주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한다”고 했다. 오픈AI 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VC)인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 창업자는 X에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온건한 후보를 뽑아햐 할 때”라며 미시건 주지사인 그레첸 휘트머 및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쉬 샤피로를 예시로 제시했다. 트위터 전 CEO인 딕 코스톨로는 “바이든 사퇴 후 경선 없이 카말라는 지명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그녀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