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을 동원해 날씨를 지금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의 AI 연구소 딥마인드는 22일 학술지 네이처에 기존의 날씨 예측 방식에 AI를 결합한 ‘뉴럴GCM(General Circulation Models·대기 대순환 모델)’에 대한 논문을 실었다. 딥마인드는 현재 가장 정확한 기상 예측 모델을 보유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와 협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뉴럴GCM은 기존의 기상 예보와 AI 기상 예보의 장점을 섞은 방식이다. 지난 50년간 날씨 예측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은 GCM은 지구 지표면에서 대기권까지 공간을 50~100㎞ 구간으로 나눈 다음, 그 속에서 일어나는 날씨 변화를 예측한다. 물리 법칙에 따라 공기와 수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산해서 날씨를 예측한다. 하지만 이 구간보다 작은 공간에서 기후변화는 잘 예측하지 못하고, 실행 속도가 느리다. 좁은 지역 일기예보에 단점이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장기적인 기상 예측에는 서툴지만 계산은 빠르고 효율적인 AI로 GCM의 단점을 보완했다.

뉴럴GCM은 ECMWF의 1980~2020년 기상 데이터를 학습해 기후를 예측한다. 그 결과 ECMWF보다 날씨 계산 시간이 최대 3분의 1 정도 짧아졌다. 구글의 선임 엔지니어이자 논문의 공동 저자인 스테판 호이어는 “뉴럴GCM은 AI와 기존의 물리 기반 모델을 결합하면 기후 예측의 정확도와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현재의 표준 모델과 비교해 2~15일 후 일기예보에서 더 정확한 예측을 한다”고 했다.

빅테크들은 이미 AI를 활용한 기상 예측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화웨이가 지난해 네이처에 팡구웨더라는 기상 예측 모델을 발표한 데 이어, 딥마인드도 그래프캐스트라는 모델을 내놨다. 두 모델 모두 가장 정확한 예측을 한다고 평가받는 ECMWF보다 정확도에서 앞섰다. 대만의 기상청은 태풍 경로 예측을 위해 엔비디아가 개발한 기후 연구 소프트웨어 어스2와 생성형 AI 코디프를 최근 도입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기존 기상청의 예측 모델보다 분석 속도가 1000배 빠르고 분석 대상의 해상도를 10배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