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인 HBM3E는 3분기 중 양산을 본격화할 예정으로 하반기 HBM 매출이 가파르게 늘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1일 올해 2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고 가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생성형 AI 수요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HBM 매출이 50% 중후반 수준 성장했다”고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하반기에도 주요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적극 대응하겠다”며 “특히 HBM3E 판매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74조700억원, 영업이익 10조44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확정 공시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설루션) 부문이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HBM 매출 가파르게 늘어

특히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최근 AI 반도체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HBM과 관련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다. 현재 가장 첨단 HBM인 5세대 HBM3E 양산 계획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고 지금은 퀄 테스트 진행 중으로 3분기 중 양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을 앞두고 테스트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 테스트 통과 여부 질문에 “HBM3E와 관련해 투자자와 시장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알고는 있지만 고객사와의 계약 정보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HBM 매출은 첨단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HBM3는 모든 주요 GPU 공급사에게 양산해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2분기에는 매출이 전분기 대비 3배 가까지 증가했다”며 “(3분기 HBM3E 양산이 본격화되면)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에 (전체 HBM 매출의) 10% 중반 넘어서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6세대인 HBM4는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HBM 제품을 만들고 있고 복수의 고객사들과 함꼐 세부 스펙 협의를 시작했다”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기에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량 5400만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5400만대, 태블릿은 70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은 전년 동기(6000만대) 대비 600만대 감소했다.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79달러로 전년 동기(325달러) 대비 하락했다. 다니엘 아라우조 MX사업부 상무는 “2분기는 스마트폰 비수기라 매출이 1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갤럭시 S24 시리즈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 수익성의 경우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등으로 전 분기 대비 다소 하락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두 자리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MX 부문)에서 2조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연초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의 신제품 효과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3조5000억원)보다 다소 부진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10일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6, 플립6에 더해 처음으로 출시한 스마트링(반지) 등 웨어러블 제품을 새롭게 공개했다. 다니엘 상무는 “신제품은 내구성과 배터리 카메라등 핵심 성능이 전작 대비 크게 강화됐고 갤럭시 AI 경험도 새로운 폼팩터에 특화됐다”며 “특히 스마트링은 수면·건강관리 제품에 대한 관심 증가와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8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총파업에 대해서는 “생산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파업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물량 대응에는 전혀가 문제가 없고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