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시그니아 호텔에서 열린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부스를 찾아 ’HBM3E’에 ‘Jensen approved’라는 사인을 남겼다.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부사장) 링크드인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의 HBM3E 8단이 최근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곧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비를 줄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특히 HBM3E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인 H100과 차세대 제품 B200에 들어간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검증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HBM3E의 설계를 다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HBM3E가 발열과 전력 소모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를 승인한 건 생성 AI 붐으로 인해 AI 가속기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시장에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에 HBM을 납품하고 있는 건 사실상 SK하이닉스 하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최초로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 HBM3E가 시장에서 주류 HBM 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0% 중후반 수준 성장했다”며 “5세대 HBM3E는 3분기 중 양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HBM 테스트 통과를 발표하기 어려운 시기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 중 최고급 제품인 GB200에 설계 결함이 생겨 내년 1분기에나 고객사에 인도될 것이라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블랙웰 시리즈는 GPU(중앙처리장치)에 192기가바이트 용량의 HBM3E가 8개 탑재돼 완성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주요 고객들과 검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