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유럽에서 대대적인 서비스 변화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빅테크 반독점 규제에 수십년간 구축해온 폐쇄적 생태계를 개방하게 된 것이다.

22일 애플은 유럽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의 브라우저인 ‘사파리’ 대신 다른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앱스토어·사진·카메라·메시지 앱 등 기본 앱을 삭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 아이폰에서는 사파리가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됐었지만, 향후 유럽 이용자들은 짧은 설명이 포함된 12개 브라우저 리스트를 볼 수 있게 된다. 이 중 하나를 기본 브라우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삭제할 수 없었던 앱스토어·메시지·카메라·사진 등 애플 기본앱도 지울 수 있게됐다.

빅테크 업계에선 애플의 이 같은 서비스 변경을 유럽의 규제에 백기를 든 것으로 평가한다. 유럽 당국은 지난 3월 시행하기 시작한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하고, 자사 서비스에 대한 ‘우대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애플은 외부 앱장터 설치를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서비스 변화를 감행했지만, 유럽 당국은 그 같은 조치도 미흡하다며 애플은 ‘DMA 위반 업체’로 지정했었다. 이에 애플이 또다른 업데이트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애플은 앞서 지난 8일에는 앱스토어 운영 규정을 바꿔 애플 스토어가 아닌 대체 앱스토어를 허용하고 앱 내에서 다른 플랫폼이나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링크를 허용하기로 했고, 아이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되는 아이폰의 탭앤고(tap-and-go) 기술을 경쟁업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을 허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