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개발한 AI상담사의 이미지 일러스트. /MS Copilot

인공지능(AI)이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세계적 관심사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 기반 4차 산업혁명에도 2027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직업 1위로 농기계 기사를 꼽았다. 식량 안보와 기후 문제로 농업에 대한 중요성은 커지는데, AI가 소규모 농장의 작업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대형 트럭 운전수, 직업 교육 교사, 기계 수리공 순으로 성장 직업을 예상했다. 직업 교사에 대해 WEF는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나타날 추가 일자리 창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 건물 구조물 노동자, 전기 엔지니어 등이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현장 환경이 각기 다르고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현장 노동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미디어 그룹인 피어슨도 미국·영국·호주·인도·브라질 5국에서 직업에 AI가 미칠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동차 정비사, 세탁소 직원, 도로 보수 직원 등이 AI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1% 미만으로 집계됐다. 영국 등 국가에서도 AI가 정원사, 도장공 등이 하는 일을 대신할 가능성은 0%대 수준이었다. 반면 AI에 의한 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으로 비서, 창구 직원, 서무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일반 사무직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은 AI에 의해 30~46%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 센터도 세무 대리인, 예산 분석가 등의 직업이 AI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미용사, 보육교사, 배관공, 소방관 등은 대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대학 학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대학을 진학하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이상의 AI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해외 국가들이 AI 시대에 겪는 노동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기술·인프라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한국이 노동시장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겪긴 어렵다. 한국은 외국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필요한 직업 훈련 제도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