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로고. /로이터 뉴스1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 처리 장치(CPU) 반도체’의 경쟁자이자 앙숙인 인텔과 AMD가 인공지능(AI)으로 격변하는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연산 등을 담당하는 CPU는 크게 설계 방식에 따라 ‘x86′ 방식과 ‘ARM(암)’ 방식으로 나뉜다. ‘x86′은 주로 PC, ARM은 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 쓰인다. 하지만 최근 저전력·저발열이 특징인 ARM 방식의 CPU가 PC 시장까지 침범하자, ‘x86′ 방식을 쓰는 인텔과 AMD가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15일 인텔과 AMD는 x86 기반 CPU 생태계 확장을 위한 자문 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이외에도 이들의 제품을 사용하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브로드컴, 델, 구글 등도 참여한다. 이 자문 그룹은 x86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을 단순화하고, 호환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x86은 1978년 인텔이 고안한 CPU 설계 방식이다. AMD는 1980년대 인텔과 계약을 맺고 x86 기반 CPU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AMD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PC 시장에서 인텔 CPU의 강력한 도전자가 됐다. ‘x86′ 방식은 복잡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전력 소모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던 ARM 설계 방식의 CPU가 저전력을 앞세워 PC 시장을 침범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x86 기반 CPU 점유율은 2023년 68%에서 2026년 60%로 떨어지는 반면, ARM 기반 제품의 비율은 같은 기간 15%에서 25.3%로 성장할 전망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CPU는 인텔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라며 “이를 사수하기 위해 적과의 동맹에까지 나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