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성홍기와 반도체 일러스트. /연합뉴스

중국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이 오픈AI의 모델보다 데이터 처리 비용이 절반 가량 저렴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의 중국법인 사장 출신인 이카이푸가 작년 3월 설립한 ‘01.AI’의 AI 모델 ‘이-라이트닝(Yi-Lightning)’ 추론 비용은 토큰(AI가 텍스트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기본단위) 100만개당 14센트였다. 오픈AI의 ‘o1-미니’가 26센트인 점을 감안하면 46% 가량 저렴하다. GPT-4o는 4.4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제재 속에서 AI칩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국 AI 기업들이 데이터 처리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T는 “고급 AI칩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양이 낮은 AI칩으로도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에 집중하고, 저렴하지만 숙련된 컴퓨터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전략으로 가격을 낮췄다”며 “알리바바, 바이두, 바이트댄스와 같은 기업들도 추론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격 경쟁 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FT는 “중국 업체들은 최고의 AI 모델을 만들기보다는 전문가들에게 특화한 AI 모델을 제시하면서 비용은 최대 10분의 1로 낮추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01.ai를 비롯한 딥시크(DeepSeek), 미니맥스(MiniMax) 등 여러 AI 기업들은 전문가 전용 모델을 개발했다.

저렴한 비용을 앞세운 중국의 AI 모델은 빅테크의 AI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AI 모델을 평가하는 아레나(LMAreana.ai)가 처리 속도·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긴 거대언어모델(LLM) 상위 10개 모델 중 2개 모델이 중국 스타트업에 만든 모델이다. 6위가 ‘01.ai’의 ‘이-라이트닝’이었고, 9위가 중국의 ‘AI 4대 호랑이’로 불리는 ‘지푸ai의 ‘glm-4-플러스’다. 나머지는 오픈AI, 구글, xAI, 메타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가 만든 모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