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쇠락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DB

권석준 교수는 현재의 위기를 뚫고 나갈 삼성전자의 저력과 경쟁력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삼성은 반도체 설계 역량과 메모리 양산의 노하우가 아직 잘 보전돼 있어, 이를 융합해 새로운 개념의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실패가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위기를 극복할 삼성의 저력을 찾는다면?

“삼성은 종합 전자·반도체 회사로서 설계와 제조를 모두 경험했고 여전히 주도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삼성은 현재 전 세계에서 이런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앞으로 소비자 가전이든, 모바일이든, 컴퓨팅이든, 저전력으로 오류 없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AI 전용 하이브리드 반도체가 더욱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이른바 경량화된 AI 전용 칩을 개발해 각 용도에 맞게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삼성은 현재 ‘마하’라는 이름의 AI 칩을 개발 중이다.)

-삼성이 다시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TSMC는 현재 애플과 엔비디아 투톱의 물량에 우선 순위를 두다 보니, 다른 AI 반도체 팹리스 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을 더 높은 원가 경쟁력, 더 쉬운 접근성, 더 표준화된 개발 패키지, 더 다양한 IP(설계자산) 등을 제시하면서 틈새를 노려볼 수 있다.”

-삼성은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학교에 있으면서 반도체 인력 양성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 같다.

“젊은 인재들의 확보만큼이나, 중견급 인재, 40대 이상 고경력 인재들의 재취업, 정년 연장, 은퇴 이후 전문가로서 활용 방안도 병행해서 마련해야 한다. 한국 인력 부족은 2030년 이후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비자 문제도 적극 풀어야 한다. 이미 인구절벽으로 첨단 산업 분야 필수 인력을 한국인만으로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기술 이민, 고학력자 이민, 첨단 산업 분야 석박사 과정 유학생 문호 및 국내 반도체 산업계로의 취업 비자 개방 등의 혁신적 정책을 다부처 차원에서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