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실생활에 본격적으로 들어와 일상을 바꿀 전망이다. 2년여 전 등장해 ‘AI 혁명’을 촉발시킨 챗GPT는 모니터 속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챗봇 형태다. 사람들은 ‘~하는 방법’을 GPT에 물어볼 뿐, 주어진 결과로 식당을 예약하고, 누군가와 면담 일정을 잡는 등 실제 작업을 실행하는 건 인간 자신이었다. AI는 학습하지 않은 질문에 대해선 대답을 못하거나 때로는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답하기도 한다.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전문가와 해외 외신들은 “이제는 사람을 대신해 다양한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AI에이전트와 수학·과학 난제도 척척 풀어내는 추론형 AI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2025년 가장 큰 AI 업계 화두는 AI 에이전트다. 채팅창 속 가상 상담원이 아닌, 이용자의 명령을 진짜 이해하고 직접 기차표 예매와 사진 편집 등을 하는 AI 비서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까지 생성형 AI가 문서·이미지·영상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용자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을 조작하며 예약·주문·쇼핑 등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는 올해 일제히 AI 에이전트 신모델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달 컴퓨터 웹 서핑을 직접 하고, 온라인 쇼핑과 항공권 예약을 대행하는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마리너’를 시연했다. 구글은 또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해 말해주는 AI 에이전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MS는 이미 2024년 11월 화상 회의 중 이용자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학습해 9개 언어로 통역해주는 ‘통역 에이전트’ 등 여러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특정 파일을 쉽게 찾아주거나, 사내 복지 정보를 대신 확인해주는 에이전트도 포함됐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AI는 초기 단계를 지나 실제로 비즈니스와 일상 속에 통합되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생성형 AI의 치명적 약점이었던 ‘환각(대답을 거짓으로 지어내는 현상)’을 최소화한 AI도 등장한다. 바로 ‘추론형 AI’다.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해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을 쓴다. AI를 추론형으로 훈련시키면, 이용자 질문에 답하기 전 AI가 먼저 생각하고 답안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응답 시간이 짧게는 몇 초, 길게는 몇 분이 걸린다. 오픈AI는 지난달 새 추론형 모델 o3(오스리)를 공개하며 “답안이 검증하는 절차가 추가되면, 물리학·수학·과학 분야에서 대답이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나온다”고 했다. 오픈AI뿐 아니라 구글·메타 등도 추론 능력이 강화된 AI 모델을 올해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삼성·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AI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화면 내 검색, 사진 편집 같은 ‘앱’ 수준의 AI 기능이 상용화됐다면, 올해는 내 스마트폰 속 문자·통화 내역, 사진 등을 활용해 이를 요약하고 정리해주는 ‘AI 비서’ 같은 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추론형 AI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 가운데 가장 확률이 높은 답을 내놓는다. 반면 추론형 AI는 학습한 데이터를 조합해 여러 단계를 거치며 사용자의 의도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해답을 만들어 내놓는다. 수학·과학 분야에서 정확도를 90% 수준으로 끌어올린 오픈 AI의 신작 ‘오픈AI o3′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