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과 동영상 소셜 미디어 등에 밀려 ‘사양 산업’ 취급을 받던 선진국 완구 시장이 매출이 급반등하며 다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이후 ‘키덜트(Kidult·어린이 취향을 가진 성인)’ 인구가 늘어난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형 할인매장의 장난감 코너에서 영화 스타워즈와 아이언맨 피겨를 고르는 성인들. 청소년 시절의 취미를 여전히 즐기는 어른, ‘키덜트’가 완구 시장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롯데마트

미국 완구협회는 최근 시장조사 기관 NPD그룹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미국 완구 업계의 전체 매출이 251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의 217억달러보다 약 16.1% 늘어난 것이다. 전년도인 2019년에 4.5% 역성장했던 것과 대조된다. 특히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27%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PD그룹은 “성인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피겨 장난감과 프라모델(조립 장난감)의 매출이 각각 42%, 20% 증가하며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영국 최대 모형 기차 업체 혼비도 지난해 9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모형 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레이모빌 제조사인 독일의 브란트슈테터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매출 7억6000만유로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980년대 인기 영화 등을 소재로 한 복고풍 장난감들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플레이모빌이 영화 ‘백투더퓨쳐’에 등장했던 타임머신 들로리안을 재현해 만든 장난감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품절 사태를 빚었다.

덴마크 레고 그룹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집가가 늘어나면서 레고 한정판 제품과 희귀 제품 가격이 치솟자 절도 범죄까지 기승을 부린다. 프랑스에선 전문 절도범들이 레고 전문점에서 훔친 레고를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 장물로 내놓는 일이 늘자 경찰이 ‘레고 거래 주의보’까지 내렸다.

완구 업계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이 유년 시절의 취미를 다시 찾으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영국 혼비는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이 어른들이 산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키덜트 시장은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5000억원대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까지 성장했고, 최대 약 1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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