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해 국내 서학 개미들이 ‘돈나무 누나’라 부르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최고경영자)의 추락에 베팅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됐다.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SARK(터틀 캐피털 쇼트 이노베이션 ETF)’는 우드 CEO가 운용하는 ‘ARKK(아크 이노베이션 ETF)’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ARKK 가격이 1% 떨어지면 SARK 가격이 1% 오르고, 반대로 ARKK 가격이 1% 상승하면 SARK 가격이 1% 하락한다. 이처럼 특정 기초 자산의 움직임을 정반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을 ‘인버스(inverse)’라고 하는데, 액티브 ETF를 대상으로 한 인버스 상품은 SARK가 최초다.
아크인베스트의 주력 ETF인 ARKK는 ‘파괴적 혁신’ 기술을 갖고 있는 성장 기업에 투자한다. 2014년 창업 당시부터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집중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전기차 외에도 유전공학, 핀테크, 3D프린팅,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기업 50여 곳을 담고 있다. 지난해 ARKK가 보유하고 있던 테슬라나 원격 의료 업체 텔라닥, 화상 회의 업체 줌비디오, 핀테크 업체 스퀘어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ARKK는 1년간 153%라는 고수익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0.75%라는 높은 수수료에도 지난 한 해 ARKK에 유입된 자금만 94억9000만달러(약 11조23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성장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ARKK 수익률도 주춤했다. 24일 현재 ARKK 주가는 107.77달러로 연초(124.69달러)보다 1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을 대표하는 주가 지수인 S&P 500은 27%나 상승했다. 수익률이 부진해지자 ARKK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도 급증했다. 데이터 제공 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ARKK에 대한 공매도 비율은 연초 2%에서 현재 17.3%로 껑충 뛰었다.
이 같은 공매도 수요를 눈여겨본 미국 자산 운용사 터틀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공매도에 참여하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를 위해 SARK를 출시했다. 매슈 터틀 CEO는 “많은 투자자는 (ARKK가 투자 중인) 수익성이 없는 혁신 기업의 현재 가치에 대해 신중하게 평가한다”며 “수익성 있는 기술주와 함께 SARK에 투자하면 기술주에 롱쇼트 전략(양방향 매매)을 구사할 수 있다”고 했다. SARK 주가는 9일 출시 이후 10.6% 올랐다.
우드 CEO는 SARK 출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블룸버그에 “이것이 주식시장이 돌아가는 방식”이라며 “보유 종목에 대한 공매도나 새로 나온 ETF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전략이 맞는다면 숏커버링(공매도로 빌렸던 주식을 되갚기 위한 주식 매수)이 일어나면서 우리 주식에 대한 추가 수요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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