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의 기축통화는 달러이다. 세계 각 나라는 거래할 때 달러로 결제하고, 비상금으로 외환을 보유할 때 달러를 챙겨둔다. 각 국가는 달러가 부족할 때 외환위기가 발생한다. 한국의 IMF 사태가 바로 달러가 부족해서 나타난 경제위기였다. 하지만 미국은 외환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달러가 부족하면 그냥 달러를 찍어내면 된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모두가 부러워한다. 그래서 몇몇 나라들은 자기 통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한다. 현재 이런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은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사용될 수 있도록 여러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면 정말로 위안화는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까? 중국의 경제력은 세계 2위이고 최근 성장률이 떨어졌다 해도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빠르게 셩장하고 있다. 머지않아 미국의 GDP를 넘어설 것 같은데 그러면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원화는 어떨까? 잘 노력하면 최소한 아시아 지역에서라도 기축통화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통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경제 개념이 있다. 트리핀 딜레마이다. 트리핀 딜레마는 기축통화가 안고 있는 기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한다.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도 그 통화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3국 사이의 거래에서도 기축통화가 사용될 수 있다. 현재 달러는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 모든 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나라에서 이렇게 많이 달러를 가지고 있을까?
그 이유는 미국이 엄청난 무역적자를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모든 나라 국가들과의 거래에서 큰 적자를 내고 달러를 지불한다. 그렇게 미국에서 나온 달러를 사용해서 세계 각국은 서로 거래를 한다.
만약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면 전세계 달러는 미국으로 들어간다. 미국은 돈을 벌겠지만, 세계 다른 나라는 통화로 사용할 달러가 없어진다. 거래에서 사용할 달러가 부족하니 기축통화로서의 역할도 어렵게 된다.
즉,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1~2년이 아니라 계속해서 무역적자를 봐야 한다. 즉, 외국과의 거래에서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돈을 잃으려 해야 한다. 외국에게 돈을 퍼주는 것, 그것이 기축통화국이 해야 할 일이다. 기축통화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손실을 봐야 한다는 것이 바로 트리핀 딜레마이다.
중국의 위안화는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까?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돈을 벌려하지 말고 적자를 보면서 다른 국가들에 위안화를 뿌려야 한다. 그런데 지금 중국은 엄청난 무역흑자국이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의 거래에서 돈을 벌려고 하지 돈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중국이 흑자를 보려 하지 않고 돈을 나누어 주지 않는 한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는 힘들다. 한국의 원이 아시아에서라도 기축 통화가 될 수 있을까? 경상수지 흑자를 자랑스러워하는 한 기축통화국은 될 수 없다. 돈을 벌기보다는 돈을 나누어줄 때 국제사회 리더가 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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