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동·하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대형 스포츠 행사 때마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다. 전 세계인들이 자국 선수의 선전을 응원하고, 메달 색깔과 승패에 따라 희비가 교차한다. 이런 심리가 주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알렉스 에드먼스 런던 경영대학원 교수팀이 올림픽과 월드컵 등 수천 개 대형 스포츠 행사를 분석한 결과, 경기에서 패한 국가의 주식시장은 대체로 경기 다음 날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배로 인해 투자자들이 우울해지고, 주식에 대해 더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하지만 승리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제 대회 패배는 증시 하락과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승리한 국가의 증시가 좋은 성과를 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주식시장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올림픽이 증시에 아무 영향이 없는 건 아니다. 올림픽 개최지는 대개 개최 7년 전에 결정되는데, 이때 개최국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경향이 뚜렷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개최한 영국은 7년 전인 2005년 증시가 19%가량 올랐고, 2016년 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도 2009년 주가가 80% 넘게 뛰었다. 2020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일본도 7년 전인 2013년 닛케이 평균주가가 56% 상승했다. 물론 예외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우 2011년 개최권을 따냈는데, 그해 코스피 지수는 11%가량 떨어졌다. 유럽 재정 위기 등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또 올림픽 개최 직전 1년 동안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이 법칙이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서울올림픽 때는 개최 직전 1년간 코스피가 92% 올랐고, 베이징 올림픽 때는 중국 증시가 96% 상승했다. 2018년 2월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도 코스피가 직전 1년간 약 14% 올랐다.

하지만 2012년 이후로는 이 법칙이 흐릿해진 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우올림픽 직전 1년간 영국과 브라질 증시는 각각 5.6%, 13% 떨어졌다. 올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중국도 최근 1년간 증시가 4% 하락하며 올림픽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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